삼성 이 회장 일가 사재 8천억원 사회 환원

입력 2006-02-08 09:12:17

공정거래법 헌법소원과 과세 불복 소송 철회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일가의 사재 8천억원을'조건없이' 사회에 환원하고 기존에 해왔던 사회공헌 활동도 규모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또 그동안 '삼성공화국론(論)'의 빌미가 됐던 그룹 법무실을 분리.축소하는 등 그룹 구조를 개편하고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한 공정거래법 관계조항에 대한 헌법소원과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 등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취하키로 했다.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부회장)은 7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발표한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불법 대선자금 제공,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배정, 안기부 'X파일' 파문 등에 따른 물의에 대해 사과하면서 이와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가진 일문일답에서 그동안 삼성이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 방어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해온 정치권의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건희 회장과 삼성의 경영진은 지난날의 잘못된 관행에 대한 반성과 함께 그동안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와 국민들께서 지적해 왔던 삼성의 여러 현안에 대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이와 같은 방안들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이 발표한 내용은 △8천억원 규모의 사회기금 헌납 △공정거래법 헌법소원 및 삼성SDS BW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취하 △사회공헌 확대 △옴부즈만 성격의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 운영 △계열사 독립경영 강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국 역사상 최대규모의 사재출연이 될 8천억원의 사회기금 헌납에 대해 이 본부장은 "에버랜드 CB 등 증여문제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깊이 사과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사회에 헌납될 금액은 이 회장 일가와 삼성계열사들이 설립한 장학재단 기금 4 천500억원과 지난해 사망한 이 회장의 막내딸 윤형씨의 재산 등 이 회장 일가의 추가출연액 3천500억원 등 모두 8천억원이며 이 금액의 운영 주체와 운영 방안은 정부가 시민사회와 논의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이 본부장은 밝혔다.

사회공헌 확대방안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4천800억원 수준에서 1천억원 이상을 늘리되 순증액은 대부분 탁아소 건립, 농촌돕기, 불우청소년 지원 등 순수 사회복지에 사용되도록 할 방침이다.

신설될 '삼성을 지켜보는 모임'에 관해 이 본부장은 "삼성의 경영에 대해 쓴소리를 해주실 사회각계의 인사들을 모셔 조언과 자문을 구할 것이며 이분들의 질책과 조언을 겸허히 받아들여 잘못된 점을 고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본 개편과 관련해 이 본부장은 "구조조정본부의 기능을 미래지향적으로 조정하고 축소운영하며 앞으로는 삼성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계열사들이 경영철학과 가치를 공유토록 하는 한편 선진 경영시스템과 기법을 개발하고 전파하는 등 계열사 공통업무를 지원하는 데 국한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에따라 현재 150명 선인 구조조정본부의 인원인 100명 미만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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