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호 선착장에서 남이섬으로 가는 배는 한겨울 별유천지로 가는 유람선이다. 얼음이 물 위에 떠다녀 마치 북극의 쇄빙선을 탄 기분이다. 불과 10여 분. 잠깐만에 유람선은 북한강 상류 청평호 위에 떠있는 섬에 닿는다.
겨울 속의 남이섬. 봄이나 가을 풍경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TV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물결을 이루더니 이제 중국, 동남아에 한류열풍을 가져와 한겨울에도 발디딜 틈 없이 많은 외국 관광객이 찾고 있다.
남이섬에 도착하면 곧바로 산책로가 나타난다. 이 산책로를 따라가면 곳곳에 관광객들을 위한 전시관, 유물관, 체험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배용준·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겨울연가'의 위력은 여전하다. 잎이 떨어져 가지만 남은 메타세쿼이아 길은 최고의 명소. 두 주인공이 걸었던 것처럼 많은 연인들이 팔짱을 끼고 이 길을 걷는다. 하긴 이곳에서 촬영한 겨울연가 장면의 7곳은 눈이 내렸을 당시에 찍었던 영상이라 겨울이면 더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수많은 연인들이 사진과 실제 남이섬의 겨울모습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남이섬의 가장 큰 특징은 나무 종류별로 심은 오밀조밀한 숲길. 가운데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왼쪽에 자작·튤립·잣나무 길이, 오른쪽엔 메타세쿼이아·은행·소나무 숲길 등 아름다운 길이 계속 이어진다. 2시간 정도 잡으면 섬 전체를 천천히 둘러보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남이섬 여행만으로 성이 차지않으면 인근의 신숭겸 장군 묘를 찾으면 된다. 장절공 신숭겸 장군의 묘는 역사적, 풍수지리적으로도 꼭 한번 들러볼 만한 곳. 고려 태조 왕건이 공산전투에서 자신을 대신해 장렬히 전사한 신숭겸 장군에게 자신이 묻힐 장소를 제공해 준 곳으로 명당 중의 명당으로 소문난 곳이다.
뒤쪽에 겹으로 싸인 산에서 기(氣)가 내려오고 앞으로는 그 기가 머무르도록 산이 겹겹이 막아주고 있다. 또 의암호가 물길을 차단해 줘 전형적인 이중 배산임수(背山臨水 )의 모양을 띠고 있다. 또 무덤 부근에서 보면 춘천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그 뒷산이 병풍처럼 막아서 일반인들이 봐도 좋은 자리라는 걸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역사적으로 더 매력적인 곳이다. 고려의 개국공신 신숭겸의 충성심과 후백제 견훤과 고려 왕건과의 치열했던 싸움과 통일과정도 이곳에 오면 다시 한번 배울 수 있다.
돌아오는 길에 여유가 있다면 2만4천여 평 규모의 자연 학습장인 강원도립화목원에도 들러보자. 이곳에는 강원도내에 자생하는 향토 꽃나무뿐만 아니라 희귀 동식물을 전시해놓은 산림박물관을 비롯해 4개의 전시실, 숲 테마 체험관 등을 갖추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춘천의 먹을거리
춘천여행에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간다지만 아직은 대구에서 3시간은 족히 걸릴 정도로 춘천은 먼 곳이다. 이왕이면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춘천시내에 도착할 수 있도록 일정을 맞춰보자. 식사메뉴는 명동닭갈비와 막국수.
중앙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춘천시청을 찾으면 닭갈비골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시청 앞 도로 건너편에 22곳의 식당이 영업하는 명동닭갈비골목이 있다. 매콤·달콤·상큼한 양념과 양배추, 대파, 떡볶이 떡이 닭고기와 함께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볶아지면 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르다. 양념과 떡을 먼저 먹고 난 다음 닭고기는 충분히 익혀 먹는다. 다 먹고 난 후엔 이왕이면 막국수로 마무리한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음식이어서 가족여행에도 딱 맞는 점심차림이다. 드라마 '겨울연가' 덕으로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매운 닭갈비를 먹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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