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선 "광주정신"·부산선 "영남사랑"

입력 2006-02-06 11:01:00

우리당 전당대회 연설회

열린우리당 당의장 후보 8명은 지난 4일 광주를 시작으로 2·18 전당대회 전국순회 합동연설회 일정에 돌입했다. 전국 순회 초반전인 6일까지 후보들은 광주와 제주, 부산을 돌며 표몰이에 나섰다.

○…4일 5·18 국립묘지에 헌화한 뒤 열린 광주지역 연설회에서 '지역적 열세'인 영남권 후보들은 안간힘을 썼다.김혁규 후보는 "영·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춘 후보는 "한나라당에서 입당한 '돌아온 탕자'지만 뼈를 묻을 곳은 바로 열린우리당"이라고 역설했다. 김두관 후보도 "열린우리당 창당 정신이 바로 광주정신"이라며 "이런 광주를 위해 문화 수도가 되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서울대 운동권 시절 경찰에 쫒기다 5·18 당시 광주시민과 함께하지 못한 마음 속의 부채를 갖고 살고 있다"며 "지난 대선 후보 경선시 영남권 후보를 밀던 광주의 정신을 다시 한번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5일 부산 연설회에서 영남권 후보들은 저마다 우세 지역이라고 주장하며 영남권 맹주 이미지를 굳히는 등 광주와는 사뭇 다른 자세를 보여주었다. 공항에서 행사장인 부산 엑스코까지 이어진 김혁규·김두관 후보 지지자들 지지연호가 자신감을 북돋운 듯했다.

김혁규 후보는 "고향 발전시키려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했고, 총리도 될 뻔도 했지만 한나라당 반대로 (총리직) 무산되고 화형식까지 당했다"며 "김혁규가 그냥 당하고만 있으려고 도지사직 버린 게 아니라는 것을 당 의장이 돼서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지방분권 전문가인 김두관이 앞장서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부산·경남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했다. 김부겸 후보는 "지역감정 때문에 엎어지고 상처받고 통한의 눈물을 짓고도 일어섰던 노무현 대통령을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당 선거 사상 처음으로 전당대회를 중앙선관위에 위탁한 열린우리당이 고민에 빠졌다.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는 좋으나 융통성 없는 진행으로 연설회 준비 실무진들이 적잖게 고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국을 돌며 순회하는 곳마다 선관위 직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후보와 행사진행자 및 기자들이 식사하는 곳까지 찾아와 카메라를 들이대며 계산은 누가 하는지 꼼꼼히 체크했다. 제주도 연설회에 도움을 줬던 도당 관계자들은 모두 오찬 대상에서 배제했으며 일부는 별도의 식사비를 지불해야만 했다. 중앙당 한 관계자는 "서로 아는 처지에 밥상에서 내쫒을 수도 없고, 밥값을 별도로 달라기도 그렇고 해서 퍽 난감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도 "당 의장 예비 경선 결과 개표 과정에서 당에서 하면 한번에 끝날 작업인데 공무원들이 하니까 5번씩 결제 맡고 싸인하고 하면서 시간을 너무 끌었다"며 "본선은 더 할텐데 큰 일"이라고 토로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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