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車보다 걷는게 빨랐다

입력 2006-02-06 11:11:35

6일 출근길은 '사람'이 '차'보다 빨랐다.대구 수성구 파동에서 달서구 월성동 달서경찰서까지 출근길. 평소에는 30분도 걸리지 않는 시간이 이날 아침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한 택시기사는 "새벽 2시부터 눈이 내렸지만 오전 7시 넘도록 제설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택시나 버스이용 시민들은 결국 차에서 내려 걸어가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오전 7시쯤 대구 앞산순환도로. 미끄럼을 이기지 못한 차량들이 곳곳에서 빙글빙글 돌아서 있었다. 도로를 막은 사고차량들 때문에 여기저기 경적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교통경찰과 제설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도로가 아니라 주차장이었다.

우회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 달서구에서 남구·중구로 통하는 왕복 6차로 도로는 차선조차 보이지 않았다.오전 6시50분 경산에서 대구 방면길. 경산 삼거리엔 화물차들이 오르막을 오르지 못하고 헛바퀴만 굴리는 광경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오전 7시가 넘자 수성구 시지인근에서 달구벌 대로로 몰려나온 차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무법천지. 도로는 차선이나 신호를 무시하는 차량들이 뒤엉켰고 불법 유턴 차량들로 혼잡했다. 곳곳이 주차장으로 변했다.

배차시간을 맞추지 못한 버스들은 4차로에서부터 중앙선을 넘어 크게 원을 그리며 차를 돌렸다.

북구 강북지역과 서변동을 잇는 국우터널 인근 도로. 북구 칠곡지역 입구부터 산격배수펌프장 삼거리 구간에 차량들이 몰리면서 주차장을 방불케한 것. 직장이 북구 침산동에 있는 이욱(46·북구 국우동) 씨는 "평소 10분 남짓 걸리던 국우터널과 서변동 구간 통과에 2시간 가까이 걸렸다"며 "유료도로인데 제설작업이 이렇게 안돼서야 말이 되느냐"고 했다.

대구 지하철 1, 2호선은 곳곳에서 대혼잡을 이뤘다. 직장인 이현준(37·수성구 만촌동) 씨는 "만촌역에서 반월당역까지 지하철 2호선을 이용했다"면서 "사람이 너무 많아 지하철을 타는 내내 옆사람과 어깨를 부딪쳐야 할 정도였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지하철로 오르는 모습은 난생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대구지하철공사에 따르면 5일 오전 7시~9시까지 2시간 동안 지하철 1, 2호선 승객은 모두 5만3천811명으로 지난 달 23일 3만9천597명에 비해 36% 증가했다. 특히 2호선 승객이 1만4천406명에서 2만4천371명으로 배 가까이 늘어났다.

교통사고도 속출, 대구시내에는 6일 0시부터 오전 11시까지 13건의 교통사고 신고가 들어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신고되지 않은 사건까지 감안하면 수십여 건의 교통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한편 대구시내 도로 곳곳이 교통 통제됐다. 통제 구간은 대구에서 ▷달성군 가창 용계리~가창 정대리 헐티재(약 7km) ▷달성군 논공 본리리 한남유리 앞~옥포 김흥리 입구 앞(약 2km) ▷달성군 화원 명곡~옥포 반송리(약 3km) ▷대구 동구 중대검문소~백안삼거리(12km) ▷중대검문소~대왕재 방면 (3km) ▷백안삼거리~갓바위(4km) ▷달성군 다사읍 이천리~하빈면사무소 앞(5km) 등이다.

사회1·2부

사진: 6일 새벽부터 내린 눈으로 도로가 얼어붙어 출근길 버스 운행이 제시간에 이뤄지지 않자 대구시 북구 칠성동 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도로까지 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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