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운동 1번지' 청도읍 신도1리 내년까지 명소로

입력 2006-02-03 09:42:26

최근 개통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청도 휴게소 맞은편 철길 건너쪽 양지마을 신도1리. 50여 채의 양옥이 가지런히 정돈된 모습은 첫눈에도 예사롭지 않다.

청도군 전체 마을 수만큼인 212개의 새마을기가 펄럭이고 '새마을운동 발상지'라는 대형 표석이 입구에 서있다. 이곳이 가난했던 70년대 초 전국 방방곡곡에 '잘 살기 운동'의 불길을 지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이다.

1969년 여름, 경부선 열차를 타고 수해지구 시찰에 나섰던 박정희 대통령이 철도변에 자리한 이 마을을 보고 "모든 농촌이 이 마을처럼 됐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고위 공직자들이 영화배우를 대동, 마을을 찾아 홍보영화를 제작해 전국의 극장마다 방영됐고 전국 각지에서 수천 명의 새마을지도자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고 외국 대학생들도 새마을운동을 배우겠다며 몇 달씩 머물기도 했다는 것.

요즘 이 마을 주민들은 기쁨에 들떠있다. 숙원이던 새마을운동 발상지 가꾸기 사업비로 10억 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받게 된 때문이다. 군은 지방비를 보태 내년까지 32억 원을 들여 '새마을 명소'로 가꿀 계획이다.

군은 이 마을 3천700여 평에 새마을운동의 유래와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체험관과 고 박정희 대통령의 삶과 업적 등을 살펴보고 추모할 수 있는 사색공간, 소공원 등을 내년 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하지만 주민들은 마을의 외형적인 탈바꿈보다는 정부로부터 새마을운동 발상지로 인정받은 것에 대해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전국 여러 곳에서 서로 자기네 마을이 새마을운동 발상지라 우긴 탓에 그동안 자존심이 많이 상했던 터였다. 이우근(41) 이장은 "주민 모두가 땀흘려 일하면 머지않아 잘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만큼 남들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었다"며 "지난해부터 주민 모두가 컴퓨터교육을 받아 70대 노인들도 도시의 손자들과 e메일을 주고받고 있으며, 설에는 전자상거래로 '신도산 사과'를 1천만 원어치나 팔았다"고 마을의 저력을 자랑했다.

청도·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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