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난치병-(12)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입력 2006-02-02 16:43:50

암·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자반증이란 피하출혈로 인해 멍이 드는 현상으로 백혈병 외에 유전질환, 외상, 암,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말초혈액 내 혈소판 수가 감소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1735년 베를호프가 처음 보고했으며 소아 및 젊은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골수에서 혈소판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비장 등의 면역 장기에서 혈소판이 파괴됨으로써 발병하는데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자신의 면역세포가 자신의 혈소판을 공격하여 파괴하는 자가 면역학적인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상

발생 양상에 따라 급성과 만성형으로 나뉘어진다. 급성형과 만성형 둘 다 지혈 작용을 하는 혈소판 수가 적어 출혈 증세를 보인다. 혈소판 수가 적을 경우 혈관이 손상되지 않아도 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

가장 많이 나타나는 연령층은 급성형의 경우 10세 이하 어린이로 약 90% 이상에서 바이러스 감염이나 상기도 감염이 선행한 후 회복기에 발생한다. 전염성 단핵구증, 급성 톡소플라즈마증, 면역결핍 바이러스, 간염 바이러스 등이 원인이다. 검사상 혈소판 수는 보통 1㎖당 5만 개 이하이고 비장이 커지는 증상은 관찰되지 않는다. 드물게 합병증으로 뇌출혈이 발생, 사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1주일 내지 6개월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만성형은 20~40대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하며 남자보다 3배 이상 발생 빈도가 높다. 급성형과 달리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드물다. 임신 중에는 모체에서 생산된 항혈소판 항체가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의 혈소판 감소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 분만이 가능하지만 신생아의 뇌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제왕절개수술이 추천된다.

◆진단

혈소판이 감소될 수 있는 다른 질환과의 구별을 위해 혈액검사와 골수검사를 해야 한다. 특히 혈소판 수의 감소가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전신성 홍반성 낭창과 같은 자가 면역성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서는 항혈소판 항체와 항핵 항체 검사가 필요하다. 혈액검사 상 혈소판 수의 감소 및 출혈 시간 연장 현상이 나타나지만 혈액 응고 시간은 정상이다. 골수검사에서는 혈소판을 생산하는 거핵세포수 증가 등이 관찰될 수 있다.

◆치료

출혈을 막기 위해 혈소판 수혈을 실시한다. 출혈이 심하면 이 닦을 때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하거나 아예 칫솔 사용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가임여성은 피임약을 복용, 월경 출혈을 방지해야 한다.

원인 치료를 위해서는 스테로이드 약제의 복용 및 비장절제 수술이 동원된다. 스테로이드 약제는 면역 기능을 억제하여 혈소판을 파괴하는 면역세포를 약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만성형 환자의 80% 정도가 스테로이드 약제 복용으로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약제 사용으로는 완전히 회복될 확률이 20% 정도로 낮다는 한계가 있다. 비장절제술은 스테로이드 약물의 부작용으로 계속적인 투여가 불가능하거나 6개월 이상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여야 적정의 혈소판 수치가 유지될 때 시행한다. 비장절제술의 완치율은 60% 정도인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하지만 약 20%의 환자는 스테로이드 약제 복용 및 비장절제술을 받아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 불응성 만성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으로 불리는 이런 경우에는 면역 억제제를 투여하거나 고용량의 면역 글로불린 주사, 혈장반출 요법 등이 시행된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 이경희 영남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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