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人일자리 확대, 생색에 그쳐선 안 돼

입력 2006-02-02 11:18:16

정부가 올해 노인 일자리를 지난 해의 2, 3배 규모인 8만 개로 늘리는 등 노인 취업 기회 확대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환영 할만하다. 세계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빠른 우리 사회에서 노인 취업은 우리 모두가 풀어야 할 어려운 숙제다. 또한 심각성을 더해가는 '양극화' 문제의 해소 차원에서도 이번 정부의 노인 취업 대책은 의미가 있다.

1일 보건복지부는 1천106억 원의 예산을 들여 65세 이상 노인에게 8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발표했다. 일하는 기간도 작년보다 1개월 많은 7개월로 늘어났다. '425억 원 예산, 3만5천 개 일자리'의 지난 해에 비해 지원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졌다. 사오정이니 삼팔육'이태백 같은 유행어가 말해주듯 조기 퇴직과 불안정한 취업 구조가 일상화 된 현실에서 소외된 노인들에게 하나라도 더 일자리를 마련해 주려는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일자리도 단순 공익형 일자리 비중을 줄이고 노(老)'노(老) 케어나 보육 도우미 등의 복지형, 주유원 등 자립지원형, 숲 생태'문화재 해설가 등 교육형 등으로 한결 다양해졌다.

그러나 수혜자인 노인층의 반응은 다소 심드렁해 보인다. "그래 봤자 일하는 재미나 성취감을 찾기 힘든 단순 노무직이 대부분일 것", "일자리 숫자만 늘려 생색내려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깔려 있다. 최장 7개월의 취업 기간과 최대 월 20만 원인 급여 수준도 취업 안정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고학력 노인'젊은 노인들이 급증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제 노인 취업은 양 못지 않게 질도 중요해지고 있다. 노인들이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노인 취업 시대'가 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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