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 '실험은 계속된다'

입력 2006-02-02 08:15:11

'절반이 지났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다. 실험과 경쟁은 계속된다'

지난달 1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해외전지훈련을 시작한 3기(期) 아드보카트호가 중동과 홍콩을 거치며 강행군의 절반 가량을 소화해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우선 기존의 스리백(3-back) 수비 형태를 탈피,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 유럽팀을 상대하기 위해 시도한 포백(4-back) 수비가 아직 미완성인 상태로 남아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그리스전에서부터 본격 실험하기 시작한 포백 수비는 핀란드와 크로아티아전을 거치며 안정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1일 덴마크와 일전에서 여지없이 빈틈을 드러내고 말았다.

체격이 좋은 유럽 선수를 상대로 체력에서 밀리자 미드필더진에서 압박이 부족했고, 좌우 양쪽 풀백이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적극 가담할 때 빈 수비공간을 메워주는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움직임도 아직은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트라이커들이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잡지 못하고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하는 한국 축구의 고질병도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그리스, 핀란드, 크로아티아, 덴마크 등 5개 팀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올린 득점은 모두 5골로 다소 적다.

이 가운데 수비수인 김동진(서울)의 중거리슛을 제외하면 공격수들의 득점은 4골로 이 가운데 3골이 모두 세트 플레이를 통해 터져나왔다.

공격수들이 상대 수비를 적절히 제압하지 못하고 골문 앞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드보카트 감독도 공격수들을 모아놓고 "경기 수에 비해 득점수가 부족하다. 공격 라인의 목적은 골을 넣는 것"이라고 다그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공격과 수비에서 허점을 완성도를 보이지 못하다 보니 누가 어느 포지션에 적합한지에 대한 감독의 테스트는 계속될 수밖에 없었고 선수들의 경쟁도 그만큼 치열했다.

일단 공격진은 좌측부터 박주영(서울)-이동국(포항)-이천수(울산)의 조합이 베스트로 점쳐지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려 그라운드를 열심히 뛰어다녔다.

박주영과 왼쪽 공격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경호(상무)는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성실한 모습을 보였고 조재진(시미즈)은 덴마크전에서 한 골을 터트리며 해외 전훈에서 아직 골 맛을 보지못한 이동국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또 이천수의 오른쪽 공격수 자리도 박주영이 가끔씩 기용되고 있는데다 아직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정조국(서울)까지 버티고 있어 확실치 않다.

미드필더진은 백지훈(서울)이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 이후 4경기 연속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오른쪽은 김정우(나고야)와 김두현(성남)이 아직도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원을 책임지는 수비형 미드필더도 노련미를 갖춘 김남일(수원)의 자리를 이호(울산)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넘보고 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은 수비진.

오른쪽 풀백에서는 해외전훈 5번의 평가전에서 조원희(수원)가 모두 선발출장했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공격수 최태욱(시미즈)의 보직을 변경해 경쟁을 시킬 참이다.

중앙에서는 최진철(전북)이 4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감독의 신임을 얻은 가운데 김상식(성남), 김진규(이와타), 김영철(성남), 유경렬(울산)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김동진(서울)이 자리를 굳힌 왼쪽 풀백 자리도 장학영(성남)이 호시탐탐 노려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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