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의 볼거리
쉬엄쉬엄 가도 2시간. 동해안 7번국도 4차로 확장으로 대구에서 영덕이 훨씬 가까워졌다. 포항에서 영덕까지는 불과 30분 남짓. 이왕 동해바다를 보기 위한 여행이라면 내친 김에 영덕까지 달려보자. 시골 5일장의 푸짐한 인심과 겨울 어촌, 푸른 동해바다를 끼고 달리는 시원한 드라이브 맛까지 고루 맛볼 수 있다.
겨울 영덕여행의 백미는 강구~병곡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다. 이 해안도로를 축으로 가까운 육지 쪽으로 들락거리며 여행을 하는 것이 묘미다. 당일여행이라면 강구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병곡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좋다. 조수석에 앉은 사람을 배려한다면 이 코스가 좋다. 오른쪽으로 바다를 끼고 가기 때문에 아름다운 강축해안도로를 만끽하면서 달릴 수 있다. 점심때를 맞춰 영덕의 맛을 보기 위한 여행이라면 영해에서 강구쪽으로 해안도로를 내려오면서 달려도 괜찮다. 날짜가 맞는다면 영해장(5, 10일)에는 꼭 들러봐야 한다. 싼 수산물이 많다.
영해 장터에서 해변쪽으로 대진해수욕장 이정표를 따라간다. 대진에서 좌회전하면 병곡이고 오른쪽이 강구항으로 가는 해변도로다. 이곳서 강구항까지는 승용차로 30여 분.
대진3리에 이르자 색다른 풍경이 반긴다. 도로주변은 오징어천지. 오징어가 많이 잡힐 때 싸게 사서 냉동보관해 뒀다가 말리는 중이다. 바닷바람에 8일 정도 말리면 최소한 5배 장사는 거뜬하단다. 동네 앞 바닷가에는 추운 날씨에 낚시꾼들이 진을 치고 있다. 심심하지 않을 만큼 학꽁치를 낚아올린다.
축산항을 지나면 대게원조마을인 경정3리 차유마을이다. 3년 전 해양수산부로부터 어촌체험마을로 지정됐다. 89가구 중 60가구 정도가 민박과 함께 대게를 판매한다. 이 마을에선 직접 잡은 대게만 판매한다. 매일 새벽 출항해 근해에서 대게잡이를 하고 오후 늦게 돌아온다. 가격은 대부분 대게 몸통 직경 9㎝ 기준으로 7천 원 정도. 4인 기준으로 10마리(7만 ~8만 원)면 충분하다.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대게의 60% 정도는 택배로 나간다.
강축해안도로로 불리는 강구~축산까지의 구간은 바다경치가 아름답다. 특히 해맞이공원 위쪽의 풍력발전단지는 새로운 볼거리. 시간이 나면 '영덕풍력발전단지주식회사' 입구에서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 보는 것도 좋다. 약 400m를 올라가면 오른쪽에 간이화장실이 있고 반대쪽으로 비포장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바다쪽으로 가면 저 멀리 노물리 마을과 죽도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이다. 경치가 좋아 사진찍기에도 그만인 곳이다.
강구항에 들어서면 방파제 부근의 수산물공동판매장이 볼 만하다. 동광어시장 바로 옆인 이곳에선 대게와 각종 수산물을 싼값에 판매한다. 난전이라 볼거리가 더 많다.
글.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사진:영덕 대게 원조마을. 대부분의 가정에서 민박과 함께 이 마을에서 잡은 대게를 판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