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세상

입력 2006-02-01 15:44:33

과속 단속카메라와의 숨바꼭질은 어디까지일까? 단속을 피하기 위한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는 가운데 달리는 속도에 따라 번호판의 각도를 변하게 하는 '꺾기번호판'(1위)까지 나왔다. 시속 60㎞에서는 15도, 시속 80㎞ 이상에서는 75도나 안쪽으로 꺾이는 번호판은 무인단속카메라가 판독할 수 없게 만든다. 당연히 불법으로 판매업자나 장착자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되니 주의해야 할 듯.

'서울 역사도시 조성 계획'(2위)이 발표됐다. 가장 큰 변화는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을 복원하려는 안이다. 경복궁 근정전 각도에 맞춰 위치도 옮겨진다. 월대가 생겨 광화문을 드나들 수 있게 되고 해태상도 더욱 웅장하게 복원될 예정. 월대를 중심으로 광화문 광장도 조성되고 주변 일대 1만 평 가량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구상 중이다.

계속된 상승장에 장밋빛 희망을 안겨주던 주식시장에 23일 오후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s·3위)'가 발동됐다. 코스닥시장에 도입 이후 처음으로 발동된 서킷 브레이커는 원래 과열된 회로를 차단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순간적으로 주가 지수가 급락할 때 투자자들에게 잠시나마 냉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자 마련됐다.

예전보다 여권이 많이 신장됐다지만 여전한 가부장제 남성 중심의 직장문화나 성희롱에 대해 직장 여성은 악녀가 돼야 한다는 '악녀 10계명'(4위)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료에게 사랑받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대가 없이 허드렛일은 하지 마라', '싸움닭이 되라' 등이 그 내용이다.

'이다해 똥머리'가 급상승 검색어 순위 5위에 올랐다. SBS 드라마 '마이걸'에서 이다해가 맡은 여주인공 주유린의 머리스타일로 머리칼을 동그랗게 한쪽으로 높이 올려 묶은 모양이다. 촬영장에서 머리 위에 똑 붙어있다고 해서 '똑머리'였으나, 부르다 보니 발음이 자연스럽게 '똥머리' 로 바뀌었다고 한다.

7억 원의 행운을 가져다 준 고래 토사물 '용연향'(6위)도 화제를 모았다. 수컷 향유고래가 먹이를 장 속에서 소화시키다가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한 것을 입으로 토해낸 배설물로 그 자체로는 매우 고약한 냄새가 나지만 고급 향수원료로 사용되는 매우 값비싼 물질이다. 불법 영화파일 복제를 막기 위한 '영파라치'(7위) 제도가 도입된다. 불법 영화파일을 유포시키는 누리꾼을 신고하고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의 단속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보상은 최초 신고자에게만 지급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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