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국내 콜금리는 어떻게 될까

입력 2006-02-01 13: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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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리와 환율 변수…2월 금통위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1일(현지 시간)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연 4.50%로 끌어올림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가 다시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미국과의 정책금리 차이 확대는 통상적으로 콜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FOMC가 이번에 내놓은 코멘트는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 좀 더 미묘하게 해석될 여지를 남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락 및 부동산과 주식시장 불안 등 요소가 내재돼 있어 2월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결정 방정식은 더욱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미국 정책금리 4.50% =미 FOMC는 31일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퇴임 전 마지막으로 주재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의 정책금리는 연 4.50%로 지난 200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회의 이후 나온 성명서에서는 지난 2004년 5월 이후 줄곧 유지해왔던 '점진적'(Measured)이라는 단어를 삭제해 향후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면서 '추가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통해 미묘한 뉘앙스를 전달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선임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형성됐지만 31일 문구로 봤을 땐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 중립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콜금리 인상 요인 추가= 미국이 정책금리를 연 4.50%까지 끌어올리면서 한국의 정책금리(연 3.75%)와 격차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됐다. 한·미 간 정책금리 차의 확대는 통상적으로 콜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시장보다 좀 더 안정적인 시장으로 인정되는 미국에서 좀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을 경우 자금 유출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현재 정책금리 차이가 자금 유출 현상을 불러올 수준은 아니라고 단언하지만 양국 간 금리차이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지거나 시장금리 역전으로 이어지면 한국도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 여타 주요국들이 금리 인상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정책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역시 금리 인상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면서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금리 인상 압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 더욱 복잡해진 금리 방정식=하지만 2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일주일여 앞두고 콜금리 결정 방정식은 점차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폭락 양상마저 엿보이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추세는 금통위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가뜩이나 심각한 원화 강세 기조에 기름을 뿌리면서 원화 대비 달러 및 엔화 가치의 하락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주식시장 역시 1월 말에 홍역을 한 번 치른 터라 금리인상 충격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콜금리 인상이 주가조정의 또 다른 빌미를 제공할 경우 이 역시 금통위로서는 부담스런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다.

한편으로 경기상황은 콜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주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경기회복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강남 및 판교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것도 금리 인상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박승 한은 총재는 신년사나 연초 확대 연석회의, 올해 통화정책 방향 등을 통해 과잉 유동성이 경기의 안정적 성장을 훼손하지 않도록 유동성 관리에 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국제금리의 동향과 한국의 외환시장이 상충하고 있는 데다 경기회복·부동산·유가 등 요인까지 산재해 있어 콜금리 결정 방정식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2월 콜금리 결정에도 외환시장 문제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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