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2일 安保理 회부 최종결정…核사태 장기화 예고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이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에 합의한 가운데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불시 사찰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이란 핵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003년부터 이란 핵시설을 사찰해 온 IAEA는 이에 따라 2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특별 이사회에서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란 =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31일 이란 핵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면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추가 의정서의 자발적인 적용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란 핵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되면 이란은 국내법에 따라 불시 사찰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이란의 ISNA통신이 보도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회원국 등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데 대해"그들은 핵무기를 보유한 이 지역의 불법정권(illegitimate regime)을 지원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이란에 대해서는 IAEA 감시 카메라 아래서 과학 연구를 하겠다는 것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핵 에너지를 독점하기를 바라고, 이란의 민수용 핵기술 습득을 막으면 다른 나라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고위 관리들도 이란 핵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되면 국제사회의 엄격한 감시로 "더 이상 외교는 없다"고 경고한 가운데 마누체르 모타키 외무장관도 4일로 예정된 유엔의 불시사찰을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모타키 장관은 이란 TV와의 회견에서 "(이란 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referring)하든 보고(reporting)하든 그것은 똑같은 압박"이라며 "그럴 경우 이란은 잠정 중단한 모든 핵 활동을 법에 따라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IAEA = IAEA는 이란이 핵무기 물질을 만들 수 있는 핵농축 준비작업을 시작했으며 자국의 핵활동 목적에 대한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IAEA는 이사회에 제출한 비밀보고서에서 이란이 농축작업 자체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나탄즈 농축시설 정비작업을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나탄즈에 있는 PEPP 농축시설에서 가스 처리 시스템에 대한 중요한 정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IAEA는 이 비밀 보고서에서 이란은 핵탄두 제조 이외의 다른 목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란 정부가 IAEA에 넘긴 것이다.
IAEA 이사회는 2일 특별회기에서 이란 핵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결정하는 한편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올리 헤이노넨 IAEA 사무차장이 업데이트한 보고서는 또한 이란이 핵무기 부품의 조립과 관련된 15페이지짜리 문서의 복사를 허용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란의 주요 핵과학자에 대한 유엔 사찰관의 면담 및 조사를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은 평화적이고 핵전력 생산 이외의 다른 목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 백악관은 이란을 안보리에 회부키로 합의한 결정을 "중요한 첫 걸음" 이라며 반기고 나섰다.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의 안보리 회부를 미국이 밀어붙였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국제사회의 요구에 응답할 기회가 이란에 주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국제사회의 합의와 의무사항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번 합의는 국제사회가 이란에 분명하고 통일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정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분명한 사실은 이란 사태와 관련해 국제사회가 컨센서스를 이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헤란·빈·워싱턴APAFP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