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월스트리트저널
이란 진출 기업에 대한 미 정부의 조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다국적 기업의 이란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수주 사이에 스위스의 UBS와 네덜란드의 ABN 암로 홀딩스가 이란과 사업관계 단절을 공표했으며 미국 에너지기업인 핼리버튼도 이미 이란 사업에서 손을 뗀 상태이다.
스위스 금융기업인 크레디 스위스 그룹과 에너지 기업인 베이커 휴스, 코코노필립스, BP, 보험중개업체인 AON, 그리고 제너럴일렉트릭(GE) 등도 이란과 관계를 정리한 상태이다.
이 밖에 회사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서방의 한 가전생산업체와 자동차 제조업체는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조치 부과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이란 내 공장건설 계약을 4월 이후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의 공장설립을 추진해온 테헤란의 기업 컨설턴트인 시러스 라자기는 정치적인 위험요소로 인해 투자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이란 정부도 외국자본의 투자를 반기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분석가들은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강경발언이 이어진 지난해 가을부터 유럽기업들의 이란 철수가 시작됐다면서 최근 들어서는 미 법무부가 이란 거래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한 것이 기업들의 이란 철수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 법무부가 자국 내 법인을 가지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을 상대로 이란 등에 대한 경제제재조치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미 이란에서 철수한 UBS ABN 암로, 핼리버튼 외에도 HSBC 홀딩스와 스탠다드 차타드, BNP 파리바 등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이 이란 핵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키로 합의한 것도 이란에 진출한 기업들에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분석가들은 서방 기업의 철수로 인한 이란 경제의 피해는 아직 상징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이란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인도, 한국 기업들까지 철수대열에 합류한다면 이란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