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설 민심 현장
설 민심 한가운데에는 5·31 지방선거가 있었다. 대구·경북민들은 극도의 정치불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번 지방선거만큼은 정치꾼이 아닌 참된 지방일꾼을 뽑아야 하고, 선거를 계기로 무너져가는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켜세워야 한다는 데 절실해하고 있었다.
100여 명의 출향인이 고향을 찾은 경북 문경시 문경읍 지곡1리 모싯골 마을에서 30일 만난 출향인 정용환(51) 씨는 "다가오는 지방선거만큼은 모두가 정신을 차려 정말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천군 풍양면 낙상1리 마을회관 합동세배자리에서 만난 출향인 박모(61·서울) 씨는 "공천헌금 얘기가 많이 나도는데, 부끄럽다"며 "이번 지방선거 때는 제대로 된 인물을 골라 지역의 일을 맡겨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치불신도 여전했다. 이길수(40·포항) 씨는 "서민들은 죽겠다고 난리인데 정치권은 서민 살림살이와는 관계없는 일로 싸움만 해댄다. 이런 판에 지방선거에서 뭘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이런 생각은 설에 만난 사람들의 이구동성이었다"고 말했다.
오는 지방선거에서 포항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정치얘기 꺼냈다가 '그렇게 분위기 파악을 못하느냐'는 핀잔만 들었다"면서도 "선거를 치를 바에는 출마희망자나 유권자 모두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민심을 전했다.
대구, 서울 등지에 나가 사는 동생들을 다시 삶터로 떠나보낸 김순철(58·포항) 씨는 "설날에 모인 형제친지 대부분이 '돈가뭄'을 걱정하더라"며 "지방선거에 뽑히는 단체장 등은 서민들이 허리 펴고 사는 데 신경을 썼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설 연휴 지역을 찾은 국회의원들은 한결같이 "먹고살기 힘들다는 아우성이 들린다"고 설 민심을 전했다.이명규(대구 북을) 의원은 "시민들은 정치판의 이념 논쟁에는 관심없고 허리 펴고 살 날만을 고대하고 있었다"며 "경제를 아는 인물이 대구시장이 돼야 한다는 얘기가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비난과 함께 지역 민심을 대변해야 할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김재원(군위·의성·청송) 의원은 "지역민들이 한나라당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었다"며 "오랫동안 변함없이 지지해 봤자 뾰족한 수가 없다는 비판 여론이 적잖았다"고 민심을 전했다.
정치·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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