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설 매출 '짭짤'

입력 2006-01-31 10:06:02

백화점·할인점 작년 대비 10~15% 증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세에 따라 지역 대형 유통업계의 설 매출이 작년에 비해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유통업계는 올 첫 바겐세일에 이어 명절 특수도 기대 이상의 신장세를 보임에 따라 소비심리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명절 선물로 고가 상품군의 매출이 뚜렷이 회복되면서 중산층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먼저 대구백화점이 선물상품 15%, 상품권 7%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동아백화점은 쇼핑점 약진에 힘입어 대구지역 4개점 평균 매출이 전년 대비 13.8% 신장세를 나타냈다. 쇼핑점은 지하철 2호선 개통 특수가 이어지면서 31.5% 신장했고, 수성점 9.6%, 강북점 10.4%, 본점 8.4%씩 증가세를 보였다.

내달 주식 상장을 앞두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부분별 매출액을 비교할 때 역시 전년 대비 두자릿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마트 대구 5개점도 작년 추석에 비해 3%, 지난 설에 비해 12%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대구지역 이마트의 경우 전국 평균 매출신장 8.3%보다 훨씬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설날 행사기간 중 30만 원대 고가상품과 3만~5만 원대 알뜰 실속선물 구매로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고, 전통적으로 명절 선물상품으로 인기있는 정육, 과일, 양주 등을 찾는 고객들이 많았다. 신선식품의 경우 눈에 띄게 매출 신장세를 기록, 30만 원대의 냉장 정육세트와 20만 원대의 굴비세트, 7만 원대의 사과·배 세트와 곶감세트가 호응을 얻었다. 또한 경기를 잘 반영하는 대표적인 양주의 매출도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매출이 골고루 늘어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이번 설에는 '혼합형 선물세트'가 인기를 누렸다. 청과부문에서도 단순한 사과, 배 세트에서 벗어나 '사과+배', '백록향+한라봉' 등의 세트가 인기를 끌었다. 정육도 수입육 판매는 저조한 가운데 10만~25만 원대의 한우 혼합형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었다. 정육세트 하면 갈비세트를 떠올렸지만 올해는 불고기, 갈비, 등심 등 다양한 3~5가지 부위로 구성된 혼합형이 많이 판매됐다. 농산물의 경우 호두, 잣, 버섯세트가 인기를 모았다.

한편 경기회복 지표로 꼽히는 고가 수입 위스키의 경우 이마트 대구 5개점 판매액이 7억5천여만 원으로 전년 설(6억8천여만 원) 및 전년 추석(6억여 원)보다 많아졌다. 추석보다는 설에 양주 선물이 집중되는 현상이 그대로 유지됐고, 특히 700㎖ 이상의 대용량 수입양주의 판매가 특판 기간 전체 판매량의 65%를 차지할 만큼 고가 대형 양주의 판매가 호조를 나타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황우연 식품팀장은 "정육, 수산, 건강제품들은 고가일수록 선호한 반면 김, 곶감, 건화, 양말, 손수건 등은 저가일수록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가 제품들의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단순 판매가로 선호 가격대를 분석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40만 원 이상의 고가제품과 2만~3만 원대의 저가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됐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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