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당하는 '관광도시 경주'
경주가 정부의 무관심 속에 국내외 경쟁력을 상실한 '볼 것, 살 것, 즐길 것' 없는 총체적인 관광 위기에 빠지고 있다.1986년 하동 토함산 기슭 2만여 평의 부지에 신라시대 공예기술을 보존, 개발하기 위해 전통 골기와와 초가 45동으로 이뤄진 민속공예촌.
도자기와 석공예·금관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석굴암 모형인 제2석굴암 등이 있는 이곳은 인근 보문단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하지만 20년째 시설 재투자와 각종 이벤트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당하면서 낙후 시설로 전락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입주 판매점들의 영업난 속에 공예촌 곳곳의 점포가 비어가고 있고 심지어 정문 옆 화장실은 20년 전 시설 그대로여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보문단지의 한 업주(46)는 "불국사와 석굴암, 봉황대 정도로 국제 수준의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며 "서울의 베테랑 관광 가이드들이 경주를 두고 부수입이 없어 가장 싫어하는 도시로 꼽는다"고 지적했다.
신라시대 마을을 재현하기 위해 신평동 보문단지 6만여 평에 730여억 원을 들여 1994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신라촌 역시 공사업체의 자금난으로 3년 만에 공사가 중단되면서 지금까지 보문단지의 흉물로 전락했다.
현대호텔 한 관계자는 "최대 고객인 수도권 사람들이 외국이나 강원도, 서해안으로 몰리고 인근 울산과 포항 등지에도 가족형 공원이 잇따라 개장한 터라 그나마 민속공예촌과 신라촌이 제대로 갖춰진다면 관광객 유치에 도움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또 보문단지에서 영업 중이던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면세점이 없어지면서 틈새시장도 놓치고 있다.20여년 전부터 조선호텔 등지에서 영업을 벌였던 카지노가 자금난으로 지난해 문을 닫았고 동화면세점도 영업난으로 수년 전 철수했다.
경주관광협회는 "20년 전에는 서울 부유층이나 신혼부부가 많았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졌다"며 "정부 차원의 대규모 투자가 없다면 경주관광산업은 희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경주·박진홍기자 pjh@msnet.co.kr
사진: 하동의 경주 민속공예촌이 20년간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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