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의 과학원리 마찰력 줄이면 '쌩~쌩~'

입력 2006-01-31 09:58:20

겨울철에 타는 스케이트, 눈썰매, 스노보드, 스키 등은 모두 얼음이나 눈을 이용한 놀이이다. 예전엔 나무로 앉은뱅이 스케이트나 양발 스케이트를 만들어 얼음을 지쳤고 언덕진 비탈에서 포대를 이용해 눈썰매를 타기도 했다. 또 대나무를 잘라 스키를 직접 만들어 놀기도 했다. 기자단은 지난 23일 우방타워랜드 눈썰매장을 찾아가 신나게 눈썰매를 타고, 눈썰매의 유래와 과학적 원리에 대해 공부했다.

▲ 눈썰매의 유래와 어원

기원전 3천 년경 이집트가 피라미드를 만들 때 돌을 운반하던 기구에서 발전해 북쪽 지방의 사람들이 개를 이용해 운송 혹은 이동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레저용으로 발전한 것은 1700년쯤이며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어 상업화된 것은 1987년경이다. 우리나라의 썰매라는 말은 서르매, 산설매, 산서르마, 설매라고도 하는데, 한자로는 설마(雪馬), 설응(雪鷹)이라고도 한다. 썰매는 설마(雪馬)에서 온 것으로 '눈에서 달리는 말'이란 뜻이다.

▲ 눈썰매를 안전하고 재미있게 타려면

먼저 썰매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썰매 뒤편 2/3 지점에 붙이고 안정된 자세를 취한다. 뒤편에 앉는 것은 무게 중심을 뒤에 둠으로써 정지마찰력을 줄여 출발이나 좌우 이동을 쉽게 하기 위해서다. 이때 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약간 누운 자세를 취한 후 썰매 앞에 달린 끈을 약간 끌어당긴다. 너무 눕게 되면 속력이 빨라져 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눈썰매의 속도나 방향을 조절하는 것은 앞으로 내민 양발이다. 눈썰매를 탈 때 발을 썰매 안에 넣어서 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핸들과 브레이크 없이 가속기만 달고 자동차를 타는 것과 같다. 또 무게 중심이 분산되지 않아 뒤집어질 수도 있다.

빠른 속도로 내려올 때 발을 이용하면 쉽게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다. 좌우 이동을 할 때는 이동하고 싶은 방향 반대쪽 발을 바닥에 차고 손잡이를 가고 싶은 쪽으로 비튼다. 처음엔 반응 속도가 느려 재빠른 방향 전환이 쉽지 않겠지만 몇 번 연습하면 쉬워진다.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눈썰매장 2/3지점에서부터 양발로 끌면서 내려오면 쉽게 원하는 곳에서 멈출 수 있다. 대개의 경우 발을 바닥에 끌기보다 더 치켜드는 경우가 많다. 가속도가 붙으면 몸이 뒤편으로 처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발을 더 치켜들게 되지만 제대로 멈추지 못해 사고가 날 수 있다.

▲ 눈썰매와 마찰력

눈썰매를 타면서 마찰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마찰력은 정지한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정지 마찰력과 운동하는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운동 마찰력으로 나눌 수 있다. 마찰력은 바닥면의 성질과도 관계가 깊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한다.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거나 바나나 껍질을 밟았을 때 미끄러지는 이유를 마찰력에 견주어 설명할 수 있다. 눈썰매의 속도는 눈의 표면과 매끌매끌한 썰매의 바닥이 수막현상을 일으켜 마찰력을 줄인 결과다.

마찰력은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주면서도 불편하게 만든다. 성냥불을 켤 때 마찰력이 없으면 어떻게 될지, 눈길에 모래를 뿌리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면 된다. 반대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나 진흙밭을 뛰어가는 경우를 생각하면 마찰력이 생활에 미치는 여러 가지 영향을 이해할 수 있다.

김경호(아이눈체험교육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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