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식민지 긍정역할' 법조항 폐지

입력 2006-01-27 12:00:17

프랑스 정부는 25일 과거 식민지에 대한 프랑스의 긍정적 역할을 가르치도록 권장한 법 조항을 철폐하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를 통해 헌법위원회에 법 조항 삭제를 위한 심의를 공식 요청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들을 만난 뒤 이같이 조치했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문제가 된 법률은 과거 프랑스를 위해 싸운 모든 이들에게 정당하고 필요한 경의를 표하는 것이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으로 인해 많은 동포들 사이에서 이해되지 못했다. 화합을 되찾기 위해 조항 폐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의회에서 통과한 관련 법은 프랑스가 북아프리카 등 과거 식민지에서 한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하도록 교사들에게 권장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법 통과 뒤 프랑스판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과 함께 논란이 거세게 일었고 제1야당 사회당은 법 철회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지난해 11월 의회에서 법 폐지가 추진됐으나 다수 여당 의원들의 저지로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는 북아프리카와 블랙 아프리카계 청소년들이 주축이었던 소요 사태가 막 끝난 뒤였다. 문제의 법 조항으로 인해 프랑스와 알제리 간 우호조약 조인도 연기됐다.

또 과거 프랑스 해외영토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이 지난해 12월 프랑스령 서인도 제도 방문을 취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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