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쪼들린 윤씨 하루 2회씩 강원랜드 출입
두 달 넘게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법조 브로커사건의 당사자 윤상림씨가 26일 5번째 기소됐다. 사기, 공갈, 알선수재 등 기소된범죄 건수만 28건으로 극히 드문 기록을 세웠다.
검찰은 이날 윤씨를 추가 기소하면서 검사 3명 등 수사 인력 33명을 추가로 투입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윤씨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기소될 지는예상조차 하기 어렵다. 검찰이 5번째 기소한 내용을 보면, 윤씨 범죄행각의 '원초적 본능'은 도박인 것으로 추정된다.
윤씨는 2003년 6월부터 작년 2월 말까지 21개월 동안 강원랜드를 1천263차례나출입했다. 하루 평균 2회 꼴이다. 그는 이 기간에 강원랜드에서 '바카라'에 빠져 하루 평균 84차례, 총 5만3천206 차례나 게임을 했고, 검찰이 확인한 것만 39억 원을 날렸다.
윤씨는 회장 명함을 걸고 있는 관광호텔이 매년 적자를 내고, 자신 소유의 특별한 재산도 없어 주변 사람들에게 수억원의 빚까지 지고 있었는데도 거물급 행세를하며 결코 기가 죽지 않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돈을 가로 챌 '먹잇감'을 찍어놓고,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읽는데도 탁월했다고 한다. 윤씨는 2002년 5월께 파라솔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가 대기업 납품 물량을 늘리고 싶어하는 걸 알고, 실제로는 대기업체 사람들을 전혀 알지도 못하는데 "납품을더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A씨로부터 1천700만원을 뜯어냈다.
윤씨는 또 2004년 5월 부산 해운대 센텀파크 건립 공사현장에서 인부 3명이 사망하자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본부장에게 "산재사건을 무마해 줄 테니 포스코건설에서 신축 중인 아파트 토목 공사를 내가 잘 아는 H산업에 달라"고 요구, 실제로 계약을 성사시킨 뒤 리베이트로 2억원을 챙기는 수완(?)을 발휘했다.
상가 분양이 관심을 끌던 작년 3월에는 함께 골프를 치러갔던 사람에게 "하남풍산지구에서 목 좋은 상가를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분양금 명목으로 8천900여만원을 가로챘다. 한창 도박에 빠져있을 때인 2004년 9월에는 주변 사람에게 '호텔이 적자가 나는데다 생활이 어려우니 1억원만 빌려달라'며 몇천만원씩 빌린 뒤 나중에 일부는 갚고일부는 갚지 못하는 등 '돌려막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에 빚을 받아낼 때는 하이에나처럼 돌변해 조직폭력배처럼 협박을 일삼기도했다. 윤씨는 2003년 4월 이모(윤씨와 같은날 구속)씨가 군 하급간부에게 받을 돈이 2 천만원 정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씨에게는 확인도 안 한 채 피해자에게 "돈을 안주면 헌병감에게 전화하겠다. 너 같은 건 간단히 보직해임도 시킬 수 있다"며 금품을 요구했다.
피해자가 '이씨에게 돈 줄 이유가 없다'고 거절하자 윤씨는 "칼로 찌르겠다", " 허리를 분지르겠다", "서방파 김태촌하고 친한 데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리겠다", "군수사기관에 허위진술해 구렁텅이에 빠뜨리겠다"고 협박해 결국 990여만원을 받아냈다.
검찰 관계자는 "어제도 30분 동안 눈물을 쏟았다. 범죄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진술은 하지 않지만 태도에 변화가 조금씩 있다"며 "수사가 확대되면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수사에 협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사팀이 26일부터 대폭 보강된 데다 혐의를 철저히 부인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윤씨의 입이 약간씩 열릴 기미가 있는 만큼 지지부진하던 수사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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