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2분 프리킥 기회를 얻은 박주영이 공을 핀란드 수비벽 위로 예리하게 감아차 골문을 갈랐다. 25일 밤 10시40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 구장에서 열린 4개국 초청 축구대회 한국과 핀란드의 경기에서 한국이 박주영의 골로 1대0으로 이겼다. 한국은 1승1무를 기록, 사우디아라비아와 1대1 무승부에 그친 그리스 등을 제치고 우승, 상금 5만 달러를 받았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왼쪽 윙 포워드로 나선 정경호는 측면과 중앙을 헤집고 다니며 상대 수비수 사이로 찔러 넣는 패스를 여러 차례 선보였고 왼쪽 윙백으로 나선 장학영 역시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한국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크로스의 정확성이 떨어졌다. 전반 30분 장학영이 왼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으나 쇄도하는 공격수의 머리에 걸리지 않았고 조원희도 오른 측면에서 크로스를 날렸으나 위협적이기만 했을 뿐 골로 연결되기에는 부족했다. 이는 많은 기회를 얻고도 한 골 밖에 나지 않는 결과로 나타났다.
미드필드와 포백 수비는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 4-3-3 전형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백지훈과 김정우는 상대 공격을 중원에서 차단하면서 공격 연결에 나섰고 상대적으로 뒤에 처진 김남일은 장기간의 부상 회복끝에 출전했지만 공격에 나선 양 윙백의 자리를 보완하며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박주영 등 공격수들도 최전방부터 압박에 나서거나 후방까지 들어와 수비를 도우는 등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핀란드의 공격은 미약했다. 핀란드는 공격보다 수비에 치중하면서 긴 패스로 장신 공격수 메켈레에게 연결하는 포스트 플레이를 펼쳤으나 위협적이지 못했고 후반 초반 실점한 직후에 잠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한국의 경기 지배력에 눌리고 말았다.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박주영은 골 결정력이 떨어지는 한국 팀내에서 다시 한 번 가치를 높였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경기력이 나아져 전지훈련 중 컨디션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젊은 선수인 백지훈과 장학영이 매우 잘 했다. 백지훈의 플레이는 MVP감"이라며 "압박이 살아났고 오늘 플레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로이 호츤 핀란드 감독은 "한국이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 강했기 때문에 수비 위주로 플레이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