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裁判 파행…29일로 연기

입력 2006-01-25 10:46:08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두자일 마을의 시아파 주민을 학살한 혐의로 기소된 후세인과 측근 7명의 재판을 맡고 있는 이라크 특별법원은 24일 예정됐던 8차 재판을 오는 29일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재판부는 이날 출석할 예정이던 증인 중 일부가 무슬림들의 연례 메카성지순례행사(하지)에 참가했다가 아직 귀국하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은 지난해 10월 19일 시작된 재판을 이끌어온 리즈가르 모함메드 아민주심 판사가 정치적 압력을 이유로 사임한 뒤 후임으로 임명된 라우프 라시드 압델 라흐만 판사가 주재할 예정이었다.

쿠르드족인 압델 라흐만 판사는 후세인 집권 시절인 1988년 독가스 살포로 5천여 명이 사망한 할라브자 태생으로, 그의 일부 친척이 당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압델 라흐만 판사가 주심판사를 맡는 것이 공정한 재판 진행에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후세인은 유죄가 인정될 경우 사형선고 가능성이 큰 두자일 사건 재판이 끝나면 할라브자 마을의 쿠르드족을 학살한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앞서 아민 판사의 후임으로 사예드 알 하마시 판사가 임명됐지만 그가 바트당에 몸담은 경력이 있다는 의혹이 일면서 임명이 철회된 바 있다.

AP통신은 재판에 참여 중인 판사들 사이에서 압델 라흐만 판사 임명을 놓고 찬반론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전해 주심판사 선정을 둘러싼 논란도 이날 재판을 연기시키는 한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관측통들은 불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우려가 큰 배경을 가진 주심 판사가 임명돼 후세인 재판의 공정성 문제가 향후 재판 과정에서 더욱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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