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배이명(62·가명·수성구 파동) 씨는 이달 초 경북 청도에 볼일을 보러 가다가 큰 낭패를 당할 뻔했다. 최근 확장공사를 하면서 시원스럽게 뚫린 도로를 신나게 달리던 중 도로 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코앞에서야 발견한 것. 하마터면 사람을 칠 뻔한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오후 7시쯤 온 사방이 깜깜한데도 도로엔 가로등 하나 없어 뭐가 있는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도로만 시원스럽게 넓히면 뭐합니까. 가로등 같은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먼저 설치해야지요." 배씨는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손이 떨린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가창과 청도를 잇는 30번 지방도가 해만 지면 사고 도로로 둔갑한다는 운전자들의 불평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99년 이 도로를 왕복 2차로(폭 7m)에서 왕복 4차로(19~25m)로 넓히는 확장공사가 진행, 올 6월 완전개통을 앞두고 있지만 가로등, 신호등이 아직 작동을 하지 않아 사고 위험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
실제 지난 18일 오후 6시 30분쯤 이 도로에서 작업 중이던 현장인부가 과속으로 달리던 차에 치여 다리 골절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 김모(55·여) 씨는 "너무 깜깜해 도로 위에 사람이 있는지 몰라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고 조사 경찰관은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도 공사를 발주한 대구시와 시공사 측은 공사가 끝난 일부 구간 가로등을 점등했지만, 나머지 구간은 공사가 완공되는 올 6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확장공사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삼산리 9㎞ 구간에 설치된 가로등은 모두 309개. 그 중 공사가 끝난 가창댐 삼거리~TV경마장 구간에 설치된 78개 가로등은 현재 불이 들어오고 있지만 나머지 231개는 언제 불이 들어올지 알 수 없다.
대구시종합건설본부 한 관계자는 "사고가 잇따르는데다 설 연휴에 이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판단, 오는 25일까지 아직 전기선이 연결되지 않은 231개 가로등 중 123개를 우선적으로 점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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