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밥그릇' 챙기기 없다" …일류大도약
중국 저장(浙江)대. 중국 대학 구조개혁의 상징이다. 통합 전에는 명함도 못 내밀었지만 4개 대학이 합치면서 저장대는 중국 대학랭킹에서 칭화대나 베이징대와 순위를 다툴 정도가 됐다. 성격이 다른 4개 대학이 통합,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 단번에 중국 유수의 대학으로 떠오른 것.
일본 도쿄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츠쿠바시 츠쿠바대. 인구 20만의 소도시에 있는 츠쿠바대는 짧은 역사와 국립대의 한계를 극복하고 일본 5, 6위권 대학으로 성장했다. 연구중심 학풍과 독특한 학제가 급성장의 배경이 됐다.
◆중국 대학통합의 상징 저장(浙江)대
"4개 대학 통합으로 박사 등 인적자원과 연구량이 크게 늘면서 국가급 및 성(省)급 연구소와 우수학생들을 유치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저장대 교수이면서 항저우(抗州) 국가첨단산업단지관리위원회 부주임을 맡고 있는 한 옌 박사는 "통합과정에서 구성원 간 후유증도 없었지만 중앙정부나 성 정부의 지원도 없었다"고 밝혔다.항저우(抗州)시에 있는 저장대는 1998년 저장(浙江)대, 항저우(抗州)대, 저장농업대, 저장의과대학의 통합으로 탄생했다.
저장대는 5개 캠퍼스에 학생 4만여 명, 3천400여 명의 정·부교수, 104개 학과 363개 석·박사 전공을 확보, 외형상으로도 중국 최대 규모의 대학이 됐다. 5개 캠퍼스는 의·약학, 환경과 자원, 교육학과 법학, 이공계와 국제교육원 등으로 특화돼 있다.
저장대는 통합과 동시에 다른 대학이 중점을 두는 기초학문은 접어두고 '기업중심대'를 표방하며 연구중심대학으로 거듭났다. 연구력을 높이기 위해 저장대는 정부 및 외부자금에 대한 조달과 배분권한을 연구책임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하고 연구생산성을 키우기 위해 연구소도 '규모의 경제'논리를 적용, 일정 규모 이상의 전문 연구단위를 만들어 주고 있다.
저장대는 2000년 이후 설립된 학교기업 및 개인벤처만 300개를 넘길 정도로 높은 연구성과를 올리면서 연구소도 몰렸다. 국가중점연구소만 12개, 성급 및 학내연구소도 70여 개에 이른다. 벤처창업을 원하는 교수나 학생들은 대학 사이언스파크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소유도 자유롭다.
선 치 'CAD&CG 국가중점연구소'연구원은 "이공계 대학원생의 경우 창업과 연구기술 사업화를 자제시킬 정도로 대학이 시장메커니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밝혔다. 박사급도 3학기제를 운영하면서 강의 부담없이 2학기 동안은 연구에 집중케 하고 있다는 것.
선 치 연구원은 "CAD&CG 연구소만 하더라도 통합에 따른 여유인력으로 22명의 교수급 박사와 150명의 석사 연구원이 있다"며 "기업과 정부기관의 연구프로젝트와 합작제의가 넘친다"고 말했다. 유학생 안창민(20) 군은 "일부 교수와 연구원들이 개인기사를 두고 외제차를 탈 정도로 창업 및 기술사업화 붐이 일고 마치 대학전체가 기업연구소 같다"고 말했다.
◇절강대 현황
설립 1998년
캠퍼스 5개 캠퍼스 287ha
전임교원 정교수 1천122명, 부교수 2천329명, 연구조교 896명
학생 학부 3만2천 명
대학원 8천500명(석박사 과정)
◆열린 학제, 연구중심의 츠쿠바대
지난달 12일 오후 일본 츠쿠바씨 츠쿠바대 물질공학계 연구실. 캐나다, 일본 유학생과 일본 학생들이 영어와 일어를 번갈아 써가며 토론과 실험을 하고 있었다.
유학생 정용수(30) 씨는 "교수나 학생들 상당수가 새벽 2, 3시까지 연구와 논문을 쓰고 잠깐 집에 들렀다가 오전에 다시 연구실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정씨는 한국의 이공계 교수도 1년에 한 편 싣기 어려운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을 팀원들과 함께 6편이나 썼다.
이 같은 배경에는 츠쿠바대의 열린학제, 연구중심의 학풍이 있었기에 가능했다.1970년대 초반 일본 정부가 계획도시인 츠쿠바시를 건설하면서 설립한 츠쿠바대. 30여 년의 짧은 역사에도 노벨상 수상자를 3명이나 배출했다.
츠쿠바대는 다른 국립대와 학제와 학기 시스템이 다르다. 설립 당시부터 학제간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학과 구분없이 역사, 철학, 물리, 수학 등 순수학문 중심의 1학군(學群), 사회·경제·도시공학·사회공학 중심의 2학군, 이공계열 중심의 3학군, 예체능 계열 등으로 편제돼 있다.
학생들은 학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만을 선택할 뿐이다. 교수들은 대학원 소속으로 있으면서 학부생들에게 자기전공을 강의한다. 이에 따라 철저하게 전공, 연구중심으로 갈 수 있었다. 교수들의 밥그릇 챙기기는 볼 수 없다. 오로지 강의실력과 연구능력으로 평가받을 따름이다.
히라시마 츠네오 학군장은 "교수는 학군을 넘나들며 자기 전공만을 강의하면 돼 연구에 몰두할 수 있다"며 "고분자 관련 연구프로젝트라도 미생물 연구원들이 함께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열린 학제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츠쿠바대는 또 일본 국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3학기제를 시행한다. 1과목을 사정에 따라 1~3학기씩 분산 강의, 집중력을 높인다. 이 때문에 실력이 없는 강사는 버티지 못하고 낙오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학교 관계자는 전했다.
요시자와 요시유키 홍보 담당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학제 시스템에다 문부성, 교수들에 의한 교차 평가 등 엄격한 실적주의가 츠쿠바대의 연구력을 높이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츠쿠바대 현황
학제 1, 2, 3학군(學群), 예체능계
학부생 9천988명
대학원 석사 2천870명
박사 1천700명
일본 츠쿠바대는 열린 학제와 연구중심의 학풍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3명이나 배출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했다. 중앙도서관에서 공부에 몰두하고 있는 츠쿠바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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