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전설 속의 명장들-(4)미첼스·메노티

입력 2006-01-23 10:31:02

1974년 서독 월드컵대회에서 서독을 우승으로 이끈 헬무트 쉔 감독은 요셉 헤르베르거의 뒤를 이은 명장이다.이 대회에서 리누스 미첼스(사진 위) 감독이 이끈 네덜란드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토탈 사커'로 세계 축구팬들을 매료시켰다.

아약스 암스테르담과 스페인의 명문 FC바르셀로나 감독을 거쳐 네덜란드 지휘봉을 잡은 미첼스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한 체력과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지능적인 움직임을 강조했다. 네덜란드는 처음에 주목받지 못했으나 요한 크루이프, 요한 네스켄스, 로브 렌센브링크, 요니 레프, 루드 크롤 등은 미첼스 감독이 조련한 대로 변화무쌍한 포지션 이동, 교대로 수비에 가담하고 나가는 움직임, 공 주변으로 모여 압박하는 플레이 등으로 위력을 드러냈다.

특히 크루이프는 미첼스 감독의 의도를 그라운드에서 펼쳐내는 야전 사령관이었다. 크루이프는 상대 수비를 깰 방법을 찾으면서 경기장을 휘젓고 다녔고 전방 공격에 가담, 상대를 주눅들게 했다. 1라운드를 통과한 네덜란드는 아르헨티나를 4대0, 서독을 2대0, 우승후보 브라질 마저도 2대0으로 이겼으나 결승에서 서독에게 1대2로 졌다.

미첼스 감독은 14년 후 마르코 반 바스텐, 루드 굴리트, 프랑크 레이카르트, 로날드 쿠만 등 새로운 세대들을 이끌고 198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대회에서 세자르 루이스 메노티(사진 아래) 아르헨티나 감독은 오랫동안 염원하던 우승컵을 조국에 안겼다. 그는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아르헨티나 축구의 고질적인 관행들도 함께 고쳤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국가대표팀 경기에 차출되어 해외로 나가는 것을 거부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클럽들 역시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에 불만을 표시했다. 메노티 감독은 이에 단호한 자세로 일관했고 클럽들은 물러서야만 했다.

10대의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 대신 경험이 풍부한 마리오 켐페스를 뽑은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으나 그는 우발로 필롤, 다니엘 파사렐라, 다니엘 베르토니 등 자신의 구상을 실현할 선수들을 뽑았다. 그는 볼을 기민하게 움직이고 빠르게 패스하며 많이 뛰는 공격 축구를 지향했다. 당시의 '탱고' 축구공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발에 붙은 듯 선수들의 발 사이를 오갔다. 득점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했고 개인기 보다는 패스를 통한 팀 플레이를 강조했다.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연장전끝에 네덜란드를 3대1로 꺾고 우승했다.

메노티 감독은 다음해 일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마라도나, 라몬 디아즈, 가브리엘 칼데론 등을 이끌고 쉽게 우승컵을 품에 넣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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