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었다고 집에만 있을 수는 없지요. 돈도 돈이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에 보람을 느낍니다."
동아쇼핑 지하 식품관 딸기판매코너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있는 주부 이명희(53)씨. 아침 9시30분부터 밤 8시30분까지 하루11시간을 일하지만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없다. 몸은 고되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일단 딸기 출하가 끝나는 5월까지는 매일 이곳에서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아르바이트 주부들이 휴무자 대신이거나 행사기간에만 투입되는 것에 비해 안정적이지요."
지난 3년간 딸기철이 될 때마다 이곳에서 판매를 도맡아온 이씨는 이제 딸기 박사가 됐다. 딸기 겉모습만 봐도 맛까지 구별해낼 정도다. 그 능력을 인정받아 비록 아르바이트직이지만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가 있게 된 것.
이씨가 이렇게 하루종일 일해서 받는 일당은 4만원 정도. 내내 서 있어야 하고 까다로운 고객들을 상대해야 하니 여간 힘드는 일이 아니다. 그래도 이씨는 늘 웃음을 잃지 않는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돈도 벌고 일을 하고 있으니 더 젊어질 수 있는 비결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 일을 하다가 IMF이후 식품매장에서 일한 경험이 아르바이트직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아르바이트도 어느 정도는 자기만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있어야 취업이 쉽습니다. 그런 준비는 평소에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씨는 많은 주부들이 아르바이트 직이라도 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않다며 자기가 잘 할 수 있고 자기에게 맞는 직종에 대해 취업전문기관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했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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