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美 여기자 살려달라' 美·이라크서 호소 물결

입력 2006-01-20 10:00:55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돼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 미국 여기자 질 캐럴을 살려달라는 호소와 애원이 잇따르고 있다. 캐럴 기자의 어머니 메리 베스 캐럴 씨는 1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나와 "이라크인들의 고난을 보여주기 위해 그렇게도 열심히 일한 이 젊은 여성을 풀어달라"고 납치범들에게 호소했다.

메리 베스 씨는 또 "이라크와 이라크 사람들을 사랑한 무고한 내 딸에게 복수를 한다고 해서 정의가 이룩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캐럴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녀는 또 딸의 석방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가족들과 직접 접촉해 줄 것도 납치범들에게 요청했다.

워싱턴에 있는 민권단체 미-이슬람관계위원회도 이날 요르단 암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녀를 죽이거나 해치는 건 이라크 인민들의 대의에 해가 될 것"이라며 "인도적 차원에서 캐럴 기자를 살려달라"고 납치범들에게 촉구했다. 이 단체는 캐럴 기자의 석방을 위해 바그다드에 대표단을 급파했다.

캐럴 기자가 일해 온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 관계자들도 납치범들에게 캐럴 기자를 석방해달라고 언론을 통해 호소하고 "가족이든 모니터지든 어느 쪽하고라도 접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밖에 이라크 내 수니파 이슬람단체 등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캐럴 기자의 석방을 납치범들에게 촉구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미국 방송들이 억류돼 있는 캐럴 기자의 동영상을 대대적으로 보도, 그의 안위에 대한 미국민들의 관심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 측은 캐럴 기자의 석방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납치범들과의 협상에는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인이 인질로 잡힐 경우, 이는 언제 어디서나 미국 정부의 최우선 사안"이라며 정부가 캐럴 기자의 석방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클렐런 대변인은 그러나 이라크 내 여성 구속자들을 모두 석방하라는 납치범들의 요구와 관련, 국방부 측 정보에 따르면 이라크 여성 죄수들을 석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라크 법무부 측은 앞서 8명의 이라크 여성 구속자 중 6명이 다음주에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미 국방부 측은 나중에 이를 전면 부인했다. 납치범들은 지난 17일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이라크 여성 구속자들을 72시간 내에 모두 석방하지 않으면 캐럴 기자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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