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진포럼 대표', 아주 간단하게 제작된 명함에 표시된 김영태(39) 씨의 직함이다. '현대사진포럼'(cafe.daum.net/mpo)은 김씨가 2003년 10월 3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한 온라인 동호회의 이름이다. 김씨는 "사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자는 것이 개설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의 인식을 어떻게 바꾼다는 것이었을까? 김씨는 '사진도 다른 회화작품처럼 파는 것'이라는 인식을 정착시키고 싶어했다. "디지털 환경의 급속한 발전으로 사진찍는 사람들은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그만큼 찍는 수준도 매우 발전했고요."
김씨의 설명은 이어졌다. "그런데 아직 사진작품은 단순히 '선물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목적은 최근 들어서야 어느 정도 달성됐다. 김씨는 그 예로 2005년 서울옥션에서 열린 사진작품 경매에서 매물로 나온 7세트 중 5세트가 판매된 점, 서울시립미술관 등 대형 미술관에서 사진 전시회가 늘었다는 점을 들었다.
김씨는 "10년 안에는 국내에도 사진시장이 열릴 만한 상황"이라고 봤다. 특히, 배병우 씨의 작품은 시가가 약 3천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그 가능성은 더욱 높다. "일반인들이 사진작품을 수집하는 경우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는 그만큼 사진의 위상이 격상됐음을 의미하는 것이죠." 김씨의 부연설명이다.
이렇게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김씨는 포럼 게시판에 자신의 이야기를 올리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진 전문가나 전문지식에 목말라하던 애호가들을 위한 자료와 자신의 생각들을 거침없이 올렸다. 회원들의 반응은 좋았다. 포럼은 물론 '인터넷 사진 신문' 등의 게시판에도 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글을 반기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글발이 알려지면서 자신의 글을 싣자는 제의가 곳곳에서 들어왔다. 포럼이 알려지면서 오프라인 모임도 만들어졌다. 한 달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이론공부를 하자는 취지였다. 2004년 1월부터 시작된 모임은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특정회원이 자료를 준비해 회원들에게 발표하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9일 열린 대구 모임에서는 회원 1명이 '세계사진사 32장면'이라는 책의 일부를 연구발표한 뒤 토론하고, 참석자가 갖고 온 포트폴리오를 리뷰하고 2006년 한국사진을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임의 내용 중 포트폴리오 리뷰는 김씨가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서 권고하는 일이다. 작품에 대해 회원들끼리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더 나은 작품활동을 하게 자극하고, 실력있는 작가의 경우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고 있다. 김씨의 노력은 전국의 사진전을 돌아다니면서도 계속 된다. 그래서 사진전이 많은 서울은 숱하게 오가고 있다.
새로운 작가 찾기 작업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다. 포럼에 회원들이 올린 사진이나 다른 온라인 동호회에 올라온 사진을 보며 작품에 대한 평가나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올려준다. 김씨는 이러한 비평작업이 "객관성을 바탕으로 한 정보제공이어야 합니다."고 했다.
그래서 김씨의 비평은 솔직한 편이다. 잘못됐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거리낌없이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덕분에 자신을 꺼리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그래도 사진비평가로서의 김씨의 활동은 계속 된다.
이 같은 노력과 관련해 김씨는 "그동안의 활동 성과가 서울 위주로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과 지방의 문화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구는 사진전이 적을 뿐만 아니라 홍보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김씨는 "대구의 젊은 사진작가들도 항상 작품을 찍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줄 것"을 당부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사진 : 현대사진포럼 대표 김영태 씨는 사진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바꾸고 신진작가를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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