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차기작 준비

입력 2006-01-19 13:53:38

'황산벌'에 이어 영화 '왕의 남자'로 영화계에 감독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이준익 감독이 흥행의 달콤함을 뒤로 하고 차기작 '라디오 스타'(제작 영화사 아침)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황산벌' '왕의 남자'에서 호흡을 맞춘 시나리오 작가 최석환 씨와 또 다시 작업하게 될 '라디오 스타'는 안성기·박중훈 주연작.

이 감독과 최 작가를 비롯한 이 작품의 연출진이 '왕의 남자'가 전국 관객 500만 명을 돌파한 다음날인 18일부터 이번 주말까지 경기도 모처에서 제작 회의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해왔고, 전체 연출부가 모여 실제 제작회의를 여는 것.

한동안 '왕의 남자' 개봉 후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호평까지 이어져 각종 인터뷰와 행사로 인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바빠 '라디오 스타'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500만 명을 넘겨 이제 '신드롬'에 가까운 입소문으로 흥행 안착이 돼 주변을 정비하고 차기작 준비에 나서게 됐다.

'라디오 스타'는 70~80년대 DJ로 이름을 얻기도 했으나 지금은 한물 간 사람들의 이야기. 이 감독은 "내가 레프트(좌익)적 성향을 갖고 있어서인지 잘나가는 사람들보다는 소외받은 자들의 이야기에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황산벌'은 계백 장군과 김유신 장군의 대결보다는 전쟁에 참여한 민초들이 어쩔 수 없이 처하게 된 상황에 대한 풍자에 무게를 실었고, '왕의 남자'는 왕 연산과 천민이었던 광대 장생과 공길을 대비시켜 천하고 가난하지만 오히려 소중한 것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들을 그렸다.

이 감독은 "가진 자에 대한 부러움을 느끼기보다 안 가진 자의 자유로움이 더 아름답다고 느낀다"며 "세상을 가진 자에 대한 콤플렉스로 살면 어떻게 살겠느냐. 권력을 쥔 자보다 그 아래서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세상이 더 행복한 세상"이라고 자신의 평소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다가오는 봄 크랭크 인할 '라디오 스타'에 이어 내년에는 다시 사극으로 돌아가 조선 선조 시대 동인과 서인의 서자들 삶을 그리는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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