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lo, 월드컵] 전설속의 명장들-(2)시베스·헤르베르거

입력 2006-01-19 11:18:04

제2차 세계대전 전후로 12년을 쉰 월드컵은 1950년 브라질에서 4회 대회가 개최되었고 우루과이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1950년대의 세계 축구에서 중요한 두 감독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대회 결승전에 등장한다. 헝가리의 구스타브 시베스 감독과 서독의 요셉 헤르베르거 감독이 그들이다.

1950년대초 헝가리 대표팀을 맡은 시베스 감독은 페렌크 푸스카스와 산도르 콕시스 등 탁월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사회주의 국가의 사회주의자인 시베스 감독은 축구에서도 모든 선수들이 플레이를 분담하는 사회주의 방식을 강조했다. 그는 헝가리 내에서 W-M 전형의 3-2-5 시스템에 대해 센터 포워드를 뒤로 후퇴시키고 인사이드 포워드를 전진시키는 3-5-2 시스템으로 바꾼 전술이 인기를 얻자 수비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보고 미드필더에게 수비에 좀 더 치중하도록 하는 4-2-4와 비슷한 전형을 채택했다.

시베스 감독은 푸스카스-콕시스 투 톱에다 난도르 히데구티를 처진 포워드로 활용하고 수비수들에게 공격에 가담할 것을 독려했다. 이로 인해 헝가리 축구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움직이면서 전술을 역동적이고 유연하게 운영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이는 당시 자기 담당 구역 위주로 선수들이 플레이하던 다른 팀들과 분명히 달랐으며 헝가리는 많은 골을 넣으며 승리하는 '마법의 팀'으로 불리게 됐다. 시베스 감독은 이 때문에 현대 축구의 창시를 도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헝가리 축구팀은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고 1953년 잉글랜드와의 원정 및 홈 경기에서 각각 6대3, 7대1로 이겨 잉글랜드인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서독에 9대0, 8대3으로 이겼고 전 대회 준우승, 우승팀이었던 브라질과 우루과이를 4대2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헝가리는 이때까지 4년간 31경기 무패(27승)의 경이적인 승리 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나 주인공은 서독이었다. 조별 리그에서 헝가리에 참패했던 서독이 이길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은 적었지만 헤르베르거 감독은 조용히 승리하기 위해 준비했다. 그는 헝가리와의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을 대거 빼고 경기해 참패한 이후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했다 하더라도 패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서독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월드컵 기간 중 선수들의 포지션을 대폭 이동시키는 등 상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전술을 구사함으로써 많은 논란에 휩싸였던 그는 결국 자신이 뛰어난 전략가임을 입증시켰다. 헝가리는 결승전에서 경기 시작 8분만에 2대0으로 앞서갔지만 프리츠 발터 등이 나선 서독은 끈질긴 경기 끝에 3대2로 역전승, 우승했다.

헤르베르거 감독은 팀의 화합과 조직력을 강조했으며 체력, 규율, 사기 등을 강조했다. 그는 '베른의 기적'을 이끌면서 "공은 둥글다", "경기는 90분 동안 계속되어야 한다"는 명언을 남겼으며 전후 침울했던 독일 국민들에희망을 안겨주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김지석 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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