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매일신문 1면을 장식한 '市·道 대학지원 산학협력 全無'라는 제하의 기사를 읽고 놀라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교차했다. 대학에 근무하면서, 더욱이 기사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언급된 '산업현장기술지원 핫라인센터' 사업을 기획했고, 운영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느꼈다.
분명 대구·경북지역은 언론이 나서서 '대학을 살리자, 지역을 살리자'는 캠페인을 벌여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가 하면 대구시 예산규모가 서울의 16%, 부산의 6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예산 부족을 이유로 산학협력이나 인재양성 사업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가시적인 결과만이 최상의 평가잣대로 꼽히는 풍조 하에서 단기간 내에 성과를 보장하기 어려운 연구개발이나 교육에 지자체가 선뜻 투자하겠다며 나서기는 무척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가 2002년 이후 현재까지 6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핫라인센터'에 제공한 것은 용기있는 일이며, 아울러 경북대학교와 경북대 공과대학이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1억5천만 원 이상의 대응자금을 센터 운영비로 제공하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05년에만도 핫라인센터를 통해 400여 건의 기술자문이 이루어졌다. 이는 기업이 당면한 기술상·경영상의 어려움을 센터에 속하는 교수 및 전문가들과의 면담과 자문을 통해 해결한 것을 말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00억 원 이상의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바로 이것이 기업과 대학 간의 산학협력이 중요하다는 증거이다. '대학을 살리자, 지역을 살리자'는 것은 지역과 대학이 공생 관계에 있음을 인식했다는 말이다.
우수 인재의 수도권 집중현상 역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바로 이것이 지역대학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냉정한 평가의 결과일 수 있기에 안타까움도 크다. 하지만 날카로운 비판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이와 함께 긍정적인 시각으로 최선을 다하는 일에 대해서는 격려해 주는 아량을 발휘할 때 발전을 위한 용기는 배가될 것이다. 아직은 너무나 미미한 존재이지만 핫라인센터는 전국에 단 한 곳, 오직 대구시에서만 운영되는 조직으로 높은 효율성을 발휘하고 있으며 성장도 기대된다.
대학에서 창출된 아이디어를 대구시가 적극 수용함으로써 핫라인센터가 설립되었듯 대학과 지자체와의 협력관계는 성장의 동력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시·도 지자체 그리고 대학은 겸허한 자세로 머리를 맞대고 지역과 대학이 함께 살아나는 길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내고, 지역 언론은 이러한 결과들을 홍보하고 격려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민경은(산업현장기술지원 핫라인센터장·경북대 고분자공학과 교수)
댓글 많은 뉴스
대북 확성기 중단했더니…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껐다
[앤서니 헤가티의 범죄 심리-인사이드 아웃] 대구 청년들을 파킨슨병에서 구할 '코카인'?
정세균, 이재명 재판 문제 두고 "헌법 84조는 대통령 직무 전념 취지, 국민들 '李=형사피고인' 알고도 선택"
'불법 정치자금 논란' 김민석 "사건 담당 검사, 증인으로 불러도 좋다"
[야고부-석민] 빚 갚으면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