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노트-민심도 모른 출마해프닝

입력 2006-01-19 10:34:56

한나라당 김성조(구미갑) 의원의 구미시장 출마설이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김 의원은 출마와 불출마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구태 정치인을 뺨칠 만한 과거회귀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만과 독선이 바탕에 깔린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수도권 규제 완화 등으로 무너져 가는 고향 구미 경제를 되살릴 인물은 자신이 유일하다고 생각했다. 현재 거명되는 구미시장 출마희망자들로는 고향 경제를 되살리기에 역부족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재선의원인 자신이 출마하면 구미 시민들은 당연히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으로도 생각했다.

온갖 억측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밑바닥 민심은 고향 발전을 위하려는 나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박근혜 대표에게도 이 같은 결심을 전하며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생각은 단 한 번의 여론조사로 꺾였다. 18일 구미시장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김 의원은 "여론조사를 해보니 시민들은 시장보다는 현직에 충실할 것을 바라고 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정말로 구미 발전을 위해 시장선거에 나서겠다고 생각했다면 여론조사가 불리하게 나오더라도 당초 결심대로 해야 했다는 게 정치권 반응이다.

김 의원은 또 불출마 선언 하루 전까지도 "여론조사를 한 번 더 실시한 뒤 설 직후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연막을 피웠다. 그러나 만 하루도 지나지도 않아 불출마를 선언하는 가벼움을 보였다.

정치인은 신뢰를 먹고 산다. 출마와 불출마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동안 김 의원과 구미 시민들 사이에 깨진 신뢰는 두고두고 김 의원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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