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코스피지수가 한때 반등시도에 나섰지만, 기관과 개인의 매도 공세 탓에 본격적인 오름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사흘째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18일 이틀 연속 2% 이상 하락하면서 5% 가까이 급락했고, 코스닥지수도 전날에 이어 6% 이상 내려앉았다. 불과 이틀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무려 36조9천830억 원(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증시를 전망해 본다.
◇악재란 악재 한꺼번에 쏟아졌다= 주식시장이 갑자기 폭락한 것은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악재가 한순간에 연이어 터진 때문이다. 이날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배럴당 2.39달러 급등한 66.31달러로 3개월 만에 최고치였고,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도 배럴당 0.67달러 오른 58.70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9월의 59달러대에 육박했다.
유가 충격은 곧바로 선진국 증시의 약세로 이어져 미국 다우존스 30지수와 나스닥지수를 각각 0.58% 및 0.62%씩 떨어뜨렸고, 유럽증시는 낙폭이 더욱 커 영국 FTSE지수와 독일 DAX지수 모두 0.72%와 0.99%씩 하락률을 나타냈다. 여기에 덧붙여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 인텔의 지난해 4분기 주당 순이익(EPS)이 40센터로 기대치 43센터에 못 미쳤고, 인터넷포털 야후 역시 EPS가 16센터로 예상치 17센터를 밑돌아 세계증시에 또 다른 충격을 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증시의 상승세를 주도해 온 일본시장에서도 라이브도어의 주가조작 스캔들 등으로 인해 니케이2225지수가 3% 이상 급락, 한파를 더욱 매섭게 했다. 국내에서는 상승흐름을 타던 증시를 급락장으로 뒤바꿔놓은 주식 양도차익 과세 가능성이 정부의 공식적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발목을 이틀째 붙잡았다.
◇추가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일련의 악재를 맞아 폭락장세를 연출했지만, 그간 쉼없이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이 본질적인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아직 대세 상승추세가 훼손됐다고 단정지을 만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단 조정에 돌입하면 투자심리가 살아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증시의 속성상 당분간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강세장에서 조정이 진행될 때 통산 10%가량 지수가 빠진 점을 감안하면 1,300초반이 새로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다수설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최근 지수상승의 변곡점이었던 1,250~1,28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리스크 관리에 들어갈 시점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대형 우량주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투매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이면서도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의 경우 조정장세에서 주가 낙폭이 커질 가능성도 높은 만큼 적극적인 대처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정세균, 이재명 재판 문제 두고 "헌법 84조는 대통령 직무 전념 취지, 국민들 '李=형사피고인' 알고도 선택"
대북 확성기 중단했더니…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 껐다
[앤서니 헤가티의 범죄 심리-인사이드 아웃] 대구 청년들을 파킨슨병에서 구할 '코카인'?
'불법 정치자금 논란' 김민석 "사건 담당 검사, 증인으로 불러도 좋다"
김민석, 불법자금 제공자에 4천만원 채무 의혹…"해명 준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