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마다 소유주 달라…200여 곳은 경매 진행중
지난해 12월 29일 발생, 1천200여 점포를 불태워버린 서문시장 대화재를 둘러싼 갈등이 18일 사실상 해소됐다.대구시가 제안한 서문시장 인근 베네시움과 서문주차빌딩 지하 1·2층의 대체점포 활용안을 2지구 상인들이 이날 수용키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베네시움은 각 점포마다 주인이 모두 달라 계약과정이 상당히 복잡할 전망인 데다 베네시움과 주차빌딩 지하에 모든 피해상인들이 입점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어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합의= 월세, 전세보증금 등 세부조건을 놓고 대구시와, 대구 중구청, 서문시장 2지구 화재수습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베네시움 관계자들이 17일 하루 종일 협상을 벌인 끝에 베네시움 신관과 별관 전부를 임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당초 10만 원이던 월세를 3만 원으로 내리는 대신 2년간 계약(1년분은 선납) △관리비는 월 6만 원 △전세보증금을 없애는 대신 건물 내 칸막이, 진열대, 전기시설 등에 드는 비용을 대구시가 지원키로 합의했다.
류상형 2지구 비상대책위원장은"대체상가 확보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 서문시장 전체 상인들의 피해가 더욱 커진다는 점을 감안, 주차빌딩 대신 베네시움에 대부분의 점포가 입점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하루빨리 점포를 열어 영업 손실을 조금이나마 만회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없나?= 2지구 1천200여 점포 중 베네시움(지하 4층, 지상 9층) 신관과 뒤편 별관(5층·연면적 500평)에 입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포는 개별점포를 얻은 상인 외 800여 점포에 이른다.
하지만 베네시움 일부 점포주들이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베네시움의 한 점포주(38)는"이 건물은 임대분양이 아니고 등기분양이라 주인이 수백 명에 이르는데 분양회사가 부도난 뒤 대표성도 없는 모 회사가 난데없이 끼어들어 몇몇 점포주를 회유, 베네시움 대표를 자처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대구시와 중구청이 대표성도 없는 대표와 협상을 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다.상인들이 베네시움에 들어 오기 위해서는 개별 점포주를 찾아다니며 계약을 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베네시움에 있는 점포 중 경매에 들어가 있는 점포가 200여 개인데 이 점포들이 다소 문제가 될 것 같다"며 "하지만 오래 동안 임대가 안돼 많은 점포주들이 임대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지구상가 재건축= 화재로 잿더미가 된 2지구 건물은 이달 말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화재 정밀감식 결과가 나온 뒤 바로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대구 중구청 건설재난안전과는 피해건물의 철거는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수 있겠지만 재건축에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2지구 건물 소유주들이 수백 명에 이르고 이들 모두와 건축비용 문제, 건축규모 문제 등을 합의해야 하므로 다른 사례들과 비교해볼 때 5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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