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극장가요."
겨울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해마다 방학이면 아이들을 위한 영화가 개봉된다. 올 겨울방학을 겨냥한 영화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실제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촬영한 영화인 '투 브라더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주인공 역을 맡을 호랑이를 직접 찾아다녔다는 감독의 노고를 미리 알고 호랑이들의 연기를 감상하면 더욱 실감난다. '치킨 리틀'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만들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다음달 개봉 예정인 '내니 맥피: 우리 유모는 마법사'는 판타지를 적절히 버무린 가족영화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길 수 있다.
◆ 투 브라더스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한 실사영화 '투 브라더스'는 말 그대로 호랑이가 주연이다. 프랑스 감독 장 자크 아노는 연기를 펼칠 호랑이를 찾기 위해 프랑스, 태국, 인도 등을 돌며 40여 마리의 호랑이를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 어린 시절과 성장 후 모습을 연기할 총 22마리의 호랑이를 선발해 호랑이들의 실감나는 표정을 여과없이 스크린에 옮겨놨다.
고대 사원의 유적이 남아 있는 캄보디아의 아름다운 야생 숲 속 한가운데 장난꾸러기 호랑이 쌍둥이 형제 '쿠말'과 '샹가'가 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평화로운 일상은 유적을 발굴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으면서 무너지고 만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사람들에게 맞선 아빠는 총에 맞아 죽고 엄마는 사냥의 제물이 되어 부상을 입고 사라진다. 그리고 호랑이 형제는 서로 헤어져 형 쿠말은 서커스단에서 고통스러운 삶을 시작하고, 동생 샹가는 총독 일가의 애완동물로 팔려가면서 거칠게 변해간다.
모진 운명의 이들은 결국 격투장에서 재회하게 된다. 죽음의 혈투를 벌이던 중 진한 핏줄의 이끌림으로 서로를 알아보고 탈출한다. 오랜 세월 사람들 손에 길들여진 두 형제는 숲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마을은 이내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말 못하는 호랑이들이 눈빛과 울음소리 만으로 서로를 그리워하는 애틋함을 표현하고 있어 더욱 실감난다. 20일 개봉. 104분. 전체 관람가.
◆ 치킨 리틀
'치킨 리틀'은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가 컴퓨터 그래픽으로만 자체 제작한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하얀 꼬마닭 치킨 리틀은 어느 날 하늘에서 갑자기 무엇인가가 떨어져 머리를 맞는다. 하늘이 무너지고 있다고 확신한 치킨 리틀은 마을 사람들에게 이를 알리지만 사실 머리 위로 떨어진 것은 도토리다. 이 때문에 1년간 마을 사람들의 놀림감이 된 치킨 리틀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일은 꼬여만 간다.
왕년에 유명했던 야구선수였던 아버지처럼 야구를 통해 겨우 명예회복을 하지만 치킨리틀은 또다시 하늘 조각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다. 그 뿐만 아니라 하늘 조각의 배후에 있던 외계인과 대면하게 된다.
작고 무시당하던 작은 아이가 지구를 구하고 영웅이 된다는 설정은 그리 기발하지 않다. 하지만 무한한 하늘이라는 공간이 평면이며 조각조각 갈라진다는 발상은 독특하다. 가족을 중시하는 디즈니적 요소도 남아 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회복이라는 가치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제. 근육질의 남자와 팔등신 미녀를 등장시켜 할리우드 영화의 상투성을 풍자하는 마지막 장면 등도 관객의 폭소를 자아낼 만하다. 26일 개봉. 77분. 전체 관람가.
◆ 내니 맥피: 우리 유모는 마법사
드릭 브라운(콜린 퍼스)은 아내를 일찍 여의고 혼자 일곱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는 너무 많은 아이들을 키우느라 돈도 바닥나서, 그나마 아내의 부자 고모인 아델라이드 백작부인으로부터 받는 원조가 없다면 거리로 나앉게 될 상황에 놓여 있다. 그렇게 되면 사랑하는 아이들과도 생이별을 해야 할 지경이다. 그런데 아델라이드 고모는 세드릭이 혼자 아이들을 키우는 것을 못마땅해하며 한 달 안에 재혼을 하지 않으면 원조를 끊겠다고 압력을 넣는다.
한편 아빠의 속사정을 모른 채 그가 자신들에겐 신경도 안쓰고 새장가 들 생각만 한다고 여긴 아이들은 보모들이 오는 족족 쫓아내고 일부러 심한 말썽을 피워 아빠의 관심을 끌려 한다. 더 이상 유모를 구해볼 도리가 없게 된 그들 집에 신비한 힘을 가진 맥피(엠마 톰슨)가 희소식처럼 등장한다. '내니 맥피: 우리 유모는 마법사'는 단순히 마법의 힘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유모의 모습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유모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 2월 3일 개봉. 99분. 전체 관람가.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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