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상인 경기침체 우려
'우려했던 사실이 현실화되는 것인가.'
중국산 철강제품이 밀려오는 가운데 현대 INI스틸이 충남 당진에 5조 원을 투입해 연간 700만t 생산규모의 일관제철소 건립을 발표하자 포항지역 철강업계는 물론 시민들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포스코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해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수천억 원의 경상경비 절감 등 긴축경영에 들어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하청업체와 납품업체는 물론 역내 유흥업소와 식당 등 상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7일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현대INI스틸이 당진 일관제철소 건설로 자동차·조선 등 철강수요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연간 4조 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중국의 저가 철강재 수입으로 가뜩이나 공급이 넘치는 국내 철강업계가 이제 무한 경쟁으로의 돌입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포스코도 이에 대한 다각적 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포스코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지난해의 21조6천900억 원에 비해 1조5천억 원 정도 줄어든 19조~20조 원 규모로 예상, 관련업계가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또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연말 열린 전사운영위에서 투자계획의 20% 절감을 지시, 관련부서가 2006년도 예산을 조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확정된 2006년도 포스코 운영예산이 하달되지 않고 있다.
철강산업 경기 불투명으로 관련업체의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2004년 착공, 오는 4월 준공예정으로 있는 62만여 평 규모의 포항4연관산업단지는 18일 현재 분양대상 40여만 평 중 60%가량만이 팔린 상태다. 포항철강공단 측은 "4연관단지 조성에 앞서 실시한 수요자 조사에서는 120%를 넘었으나 상당수가 분양을 포기한 결과"라면서 "이는 철강업의 전반적 위축에도 영향이 있지만 신철강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충남 당진 쪽으로 수많은 업체가 넘어가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4연관단지에 1만3천여 평을 분양받은 부산의 모 철강업체가 지난 연말 공장부지를 분양가 이하로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관련업계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시내 식당과 유흥업소, 시장 등 지역 상권의 우려는 더하다.
한 식육업소 주인은 "포항은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가 기침하면 시내 상권이 독감에 걸릴 수 밖에 없는 경제구조"라면서 "포스코 등이 긴축경영에 들어간다면 앞으로 어떻게 파고를 넘을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실제 포항시내 상권 경기는 몇 년 전 포스코가 긴축경영에 들어가자 급격하게 얼어붙어 포항시장이 문제 해결에 나서는 등 불가분의 관계이다.
한 철강업 대표는 "포항을 떠받치고 있는 포스코 등 철강업계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포항시와 포항상의 등도 이에 대한 대책을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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