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廣東)성 중산(中山)시 인근 농촌 마을에서 토지 수용에 불만을 품은 시위 군중과 진압 경찰의 충돌 와중에서 10대 소녀 1명이 사망했다고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광둥성 산쟈오(三角)진 판룽촌의 주민 2만여 명은 지난 14일 당국에 수용된 토지의 보상금이 너무 적다고 항의하며 고속도로를 막고 정부 청사 밖에서 시위를 벌이다 무장 경찰과 충돌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다. 이 와중에서 주민 50∼60여 명이 부상하고, 13세 혹은 15세로 알려진 소녀 1명이 경찰이 휘두른 전기 곤봉에 맞아 사망했다고 주민들은 증언했다.
이 소녀의 부모는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말하는 조건으로 수십만 위안을 받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7일 익명의 주민 말을 빌려 보도했다. 인터뷰를 요청받은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당국의 보복을 우려한 듯 시위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으며, 한 여성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소녀의 죽음에 대해 들었다고만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주민 100여 명이 시위를 시작했으며, 나중에 최소 500명이 더 시위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산쟈오진을 관할하는 중산시에서 발행되는 중산(中山) 데일리 신문은 "말썽꾼 몇 명이 경찰과 구경꾼들을 향해 벽돌과 돌멩이, 폭죽을 던지기 시작했다"며 사망자는 1명도 없고 부상자만 5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14일 시위 후 25명이 신문을 받았으며, 4명이 구금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유혈 시위는 12월 6일 광둥성 둥정우(東州)에서 경찰이 시위군중을 향해 발포, 최대 20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 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다. 두 지역 시위 모두 산업용 혹은 토지 개발 명목으로 당국에 수용된 농지의 보상금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해지면서 일어났다.
최근 중국 내 극빈 농촌지역에서 농지 수용, 관리의 부패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4년 농촌지역의 소요 건수가 7만4천 건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베이징APAFP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