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核 안보리 회부 조율에 실패

입력 2006-01-18 10:52:16

이란-서방 대치 첨예화…이란 "안보리 회부 땐 보복"

유럽 주요국과 미국 등 서방세계가 이란의 유엔안보리 회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이 '대결' 대신 '협상'을 강조하고 나서 오는 2월 2일로 예정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35개 이사국 회의 때 이란의 안보리 회부 여부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지난 16일 런던에서 열린 회담에서는 안보리 회부 건에 대해 영·불·독 3국과 러·중 양 진영 간 의견 차이가 노출됐다.

러·중 양국은 이란이 1월 10일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자 유럽·미국과 합세해 이란을 비난하고 나섰지만, 안보리 회부와 제재조치는 반대하고 있다. 이란의 안보리 회부용으로 작성된 문건은 이 같은 러·중 양국의 의사를 반영, 제재 조치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AP 통신이 IAEA 주재 서방 외교관을 통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IAEA의 핵개발의혹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이란이 '충분하면서도 신속한 협조'를 할 수 있도록 유엔15개 안보리 이사국이 이란에 압력을 넣어줄 것을 요청했다.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러·중 양국의 의사에 관계없이 미국은 이란을 안보리에 회부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러시아가 찬성을 하든 안 하든, 미국은 안보리 회부를 추진하며 IAEA도 2월 회담때 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이란 측에 우라늄 농축을 다시 미룰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어겼다는 이유로 이란을 안보리에 회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다른 수단이 먼저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무부도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외무부는 16일 성명을 통해 "중국은 이란의 핵문제를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은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의도를 가진 국가를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폭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서방세계와 이스라엘의 압력에 대해 이란은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이란은 17일 안보리에 회부될 경우 핵 프로그램에 대한 유엔의 사찰을 거부하고 전면적인 핵 연료 개발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빈·테헤란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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