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시평-열린 중국, 세계기업의 경쟁터

입력 2006-01-18 09:32:17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먼 나라이며, 잘 안다고 하지만 사실상 잘 모르는 나라, 중국은 몇 가지 특수성으로 인해서 우리가 좀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의 경쟁자이며, 고객이자 협력자 등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며, 단순한 이웃나라가 아니라 세계 각국의 첨단 정보와 과학기술이 모여드는 정보센터이며,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 처한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중국경제의 강력한 힘의 원천을 보다 체계적으로 분석,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배울 것은 배우고, '나무에 대나무는 접붙이지 못한다'는 일본속담처럼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버리는 슬기로움이 있어야겠다.

최근 산업시찰을 통해 나날이 발전하는 중국을 보면서 중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수적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번 시찰에서 중국현지 한국기업의 효율성과 국민들의 절약성에 큰 감명을 받았다. 특히 중국 통신업계는 위안고 영향으로 수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으나 설비축소, 인원감축 등 그들의 노력이 곳곳에서 눈에 띄어 우리는 지금의 의식으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자극을 강하게 받았다.

상하이 구시가지에서 시내를 가로지르는 황푸강을 건너면 바로 푸둥지구가 나온다. 지금 푸둥지구는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국제도시로서의 면목을 갖췄다.

상하이 증권거래소가 자리잡고 있는 루쟈쭈이는 세계 각국의 금융 기관과 증권회사가 밀집해 있다. 상하이의 상징탑인 동팡밍주와 중국 최고의 빌딩인 88층의 무역센터 등 빽빽이 자리 잡은 마천루가 뉴욕 월가를 연상시킨다.

푸둥지구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을 보면 중국이 아니라는 느낌이 든다. 푸둥지구 주요 개발구 중의 하나인 진챠오 수출 가공구에는 일본의 NEC 히타치 샤프와 GM 컴팩 지멘스 및 프랑스 통신회사인 알카텔이 자리잡고 있다. 또 와이가오챠오 보세구역에는 IBM 휴렛팩커드 모토로라 인텔 필립스 도시바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 업체들과 반도체 업체들이 줄지어 입주해 있다.

푸둥지구는 중국 경제의 상징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중국의 개혁 개방을 통해 동부 연안지역을 먼저 발전시키고 내륙으로 발전 지역을 넓혀 나간다는 전략을 택했다.

마찬가지로 푸둥지구는 중국의 산업을 굴뚝 산업에서 첨단 산업으로 바꾸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푸둥을 출발점으로 해서 상하이 인근의 수저우 쿤산 등 장강 삼각주 지역을 중심으로 첨단 업종의 다국적 기업 및 중국 기업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여기에 푸둥의 금융이 뒤를 받쳐 준다.

중국에서 첨단 기술과 관련 제품의 수직 계열화가 이뤄지는 중심에 푸둥지구가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중국을 추월할 수 있는 방안은 경영혁신을 위한 기법으로서 업무와 조직을 근본적으로 재구축하여 경영의 효율을 높인다. 새로운 경영기법으로서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이 있으며, 벤치마킹은 리엔지니어링의 핵심적 실행수단으로서 '어떻게 하면 혁신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라는 달성경로를 제시해 주는 기법이 있다. 그리고 정보시스템의 구축 및 관리가 가장 경제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경영기법으로서 다운사이징(Down sizing)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경영혁신을 위한 기법을 도입하여 정보화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올바른 혁신전략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금 배용준의 '겨울연가'로 시작된 한류는 중국 국민들의 뇌리에 깊이 파고들고 있다. 또 젊은이들은 현대차를 타고, LG에어컨이 설치된 아파트에서 삼성 TV로 방송을 시청하며, 삼성 휴대전화로 전화하는 삶을 꿈꾸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국민들에게 서울은 뉴욕보다 더 잘 알려지고, 가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다. 중국에서 천연자원을 확보하고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많은 한국기업들의 진출을 기대한다.

배수진 계명문화대학 경영과 교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