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인터넷 게임, 세계시장 도전 '신형엔진'
한류(韓流) 최전선에서 느긋한 여유를 즐기던 한류 야전사령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드라마, 영화 등 이들 대중문화 종사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고 있는 반한류, 혐한류의 조짐에 적잖이 긴장하는 눈치다. 그들은 올해도 '한류는 멈추지 않을 것' 이라면서도 '중국, 일본발 반한류 조짐에 적절한 대비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반한류 태풍 변할까='어쩌면 한류는 최후의 만찬 중인지 모른다.' 한류 돌풍의 중심지인 중국에서 일부 매체들은 이처럼 노골적인 보도를 내놓고 있다. 홍콩 액션 스타 청룽(成龍)은 '항한(抗韓)'의 기치를 내걸고 중화권의 단결을 호소했다. 한발 나아가 장궈리(張國立)는 "한류 홍보에 열을 올리는 중국 언론들은 매국노"라고 공격했다.
일본도 한류 붐에 맞춰 콘텐츠 진흥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른바 일본 방송영상산업을 살려 일류(日流)의 확대와 지속을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베트남 등 자존심 센 동남아도 일방적인 한류바람과 한국방송의 프로그램 규제를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점을 내비치고 있다.
문제는 한국 대중문화의 일방적 수출이 언제라도 역풍에 직면할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와 가수를 중심으로 확장일로에 있던 한류가 아시아 곳곳에서 반한류에 직면, 적색신호가 켜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10여 년 간 쌓아올린 우리의 문화콘텐츠 보호가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
◇포스트 한류 코드는=한류는 한국의 소프트 파워, 즉 멋과 매력을 의미한다. 지난해 한류로 불리는 문화수출이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영화, 게임, 드라마, 영상, 음악 등 2004년보다 최소 30%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한류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지금처럼 일방적 문화수출로 인식돼선 곤란하다. 무역흑자도 좋지만 쌍방향적인 교류, 나아가 공동의 지향점을 찾자는 인식이 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금까지 민간위주로 진행되던 한류 확산에 정부가 조심스럽게 일정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지화를 통한 쌍방향 교류로 윈-윈 게임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제작된 중화권 블록버스트 '무극'(장동건), '퍼햅스러브'(지진희), '묵공'(안성기) 등에 한국배우가 주·조연으로 출연한 사례는 바람직한 선례라는 것. 영화에 비해 활발하지는 않지만 중화권이나 일본 드라마에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류고집보다는 아시아적으로 생각하고 아시아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시아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신형엔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시장 두드리려면=한국형 드라마와 세계시장에서 K-pop으로 불리는 대중음악, 인터넷 게임 등이 세계시장을 두드릴 만한 콘텐츠로 꼽힌다. 그러나 한국의 힘만으로는 무의미해질 수 있다. 바로 아시아권과 협력과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 대중문화 관계자는 "특히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호러물, 중국의 누아르물과 또한 세계적인 지명도를 가지고 있는 중화권 감독을 통해 한국배우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의 대중문화계는 아시아 배우들과 감독들과 함께 아시안 프로젝트를 준비,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날을 앞당겨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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