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초 흑인 여성 대선후보 치솜 재조명

입력 2006-01-18 08:55:11

EBS TV는 19일 0시 방송되는 앙코르 제2회 EBS 국제다큐멘터리 페스티벌 우수작으로 미국 최초의 흑인이자 여성인 대통령 후보를 둘러싼 음모와 진실을 다룬 '72년 미대통령 후보, 흑인 여성 치솜'(Chisholm '72- Unbought & Unbossed·감독 숄라 린치)을 준비했다.

"저는 비록 제가 흑인인 것이 자랑스럽지만 흑인의 후보로 이 자리에 선 것은 아닙니다. 저는 비록 제가 여성임을 그 못지않게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여성의 후보로 이 자리에 선 것도 아닙니다. 저는 어떤 정당이나 거물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입니다."

최초의 흑인 여성의원으로서 1972년 대통령 후보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면서 치솜은 이렇게 외쳤다. 그녀를 지지했던 사람들마저 모두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당선이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한 일이었다. 그래도 셜리 치솜은 해냈다. 그녀는 스스로를 "들러리가 아닌 당선을 목표로 한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라고 표현했다.

2004년작인 이 작품은 격동의 시대였던 70년대를 앞두고 미국 역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페미니스트이자 정치인·민권 운동가였던 흑인 여성 치솜을 통해 1972년의 미국을 재조명한다. 선거에서 그녀는 베트남전에 반대하고 남는 돈을 아동복지를 위해 쓰기를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백인 남성이자 주전파였던 닉슨을 선택했다.

치솜의 주변 지지자들과 선거운동원의 입을 통해 그녀가 그들에게 남겨준 유산인 옳은 일을 위해 싸우는 정신과 사회의 편견을 타파한 의지, 유머의 힘을 되새겨 준다. 그것은 흑인 여성에 대한 성적 이미지가 난무하고, 온갖 협잡과 비판·오해가 판을 치는 가운데에서도 살아남은 우뚝 솟은, 한 인간의 카리스마와 열정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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