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lo, 월드컵] "지금은 한솥밥 먹으며 웃지만…"

입력 2006-01-17 10:20:43

지난 주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날-미들스브르 경기는 프랑스 축구에 대한 공포심을 불러 일으켰다. 아스날의 프랑스 국가대표인 티에리 앙리는 이날 해트 트릭을 터뜨렸고 미드필더 로베르 피레스도 감각적인 슛으로 1골을 넣었다. 역시 아스날 소속으로 스위스 대표인 센터 백 필립 센데로스도 헤딩 슛으로 1골을 넣었다. 이들은 팀 동료로 골 릴레이를 벌였지만 5개월 여후 월드컵 무대에서 창과 방패로 맞서야 한다. 아스날은 최근 '토고의 희망' 엠마뉴엘 아데바요르도 영입했는데 독일 월드컵 G조 예선에 속한 스위스의 센데로스는 팀 동료인 앙리와 피레스, 아데바요르의 움직임을 눈여겨보고 나중에 이들과의 맞대결에 나서야 한다.

유럽 국가들의 축구 리그와 팀들에는 팀 동료이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적으로 돌아설 이들이 많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프랑스의 스트라이커 루이 사하와 수비수 미카엘 실베스트르와 한솥 밥을 먹고 있으나 피할 수 없는 대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지성은 사하와 특히 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하는 박지성을 가리켜 "(월드컵에서) 프랑스의 골치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하는 프랑스의 주전 스트라이커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유벤투스), 지브릴 시세(리버풀)에 밀리지만 국가대표로 뽑힐 가능성이 크며 실베스트르와 함께 박지성과의 대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리그 FC메스의 안정환은 팀 동료이자 토고 대표인 미드필더 살리포 투레, 골키퍼 아가사와 월드컵에서 부딪힐 전망이다. 안정환이 최근 FC메스를 떠나 잉글랜드의 블랙번 로버스 이적설이 나돌고 있지만 안정환이 토고 선수들에 대해 갖고 있는 정보는 월드컵에서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토고 동료들 역시 안정환의 움직임을 파악, 대비하게 될 것이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월드컵 무대에서 PSV에인트호벤 시절의 옛 동료 요한 보겔과 만나게 된다. 스위스 대표 주장을 맡고 있는 보겔은 이탈리아의 명문 AC밀란 소속으로 주전으로 뛰진 못하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이 돋보이며 박지성과 이영표에 대한 스위스의 대비책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 리그 선두 첼시에는 아르헨티나의 에르난 크레스포, 코트디 부아르의 디디에 드로그바, 네덜란드의 아르옌 로벤이 한솥 밥을 먹고 있지만 이들은 '죽음의 C조'에서 서로 창 끝을 겨눠야 한다. 이탈리아의 명문 유벤투스에도 체코의 파벨 네드베드가 지안루카 잠브로타, 파비오 카나바로,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등 이탈리아 대표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지만 월드컵 C조에서 맞대결을 벌여야 하며 이 팀에는 또 브라질의 에메르손이 크로아티아의 로베르토 코바치와 F조에서 적으로 만나게 된다. AC밀란의 다리오 시미치와 카카 역시 각각 크로아티아 대표와 브라질 대표로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만나게 된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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