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마비환자' 임상 효능 논란

입력 2006-01-17 10:29:01

국내에서 이뤄진 성체줄기세포 임상시험의 효능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척수마비환자 황모(39.여)씨는 2004년 11월 25일 기자회견에서 1차 줄기세포 주입 후 척수마비 증세가 호전됐다고 밝혔지만 1년여가 지난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2차 줄기세포 치료 후 상태가 되레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2004년 당시 기자회견에서 "사고 후 움직이지 않던 발가락이 움직이는 등 몸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고 직접 말했었다. 당시 황씨의 시술은 줄기세포 업체인 S사의 주도로 지방의 C대학병원에서 이뤄졌다.

첫 수술 당시만 해도 황씨는 줄기세포를 척수에 주입한 지 20일째에 오른쪽 1번 허리척추뼈와 왼쪽 12번 가슴척추뼈가 각각 재생됐으며 치료 40일이 지나고 나서는 좌우측 2번 허리척추뼈가 재생됐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었었다.

하지만 그 후 황씨는 지난해 4월 H대학병원으로 옮겨 2차로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시술을 받았으나 현재 상태는 오히려 처음 수술을 받기 전만도 못하다는 게 황씨 측의 주장이다. 황 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담당 의료진은 황씨가 제대로 사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차 수술에 관여한 H대학의 한 교수는 "첫 시술 후 나타났던 호전반응이 사라졌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황씨에게 나타난 부작용도 척수마비 수술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감염 때문인지 줄기세포 탓인지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병원 측의 입장은 현재 단계에서 '잘됐다'거나 '잘못됐다'고 단정지어 언급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태는 이미 예견됐었다는 게 의료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004년 기자회견 때에도 이미 의료계에서는 환자가 1명 뿐인 데다 치료 초기 단계에서 논문도 없이 너무 성급하게 성과를 단정해 발표했다는 지적을 내놨었기 때문이다.

척수손상 환자 4명을 임상시험 중인 가톨릭의대 신경외과 전신수 교수는 "줄기세포 치료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지 일부 증상의 호전이나 악화로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된다"면서 "현재 나타났다고 하는 부작용이 무엇 때문인지를 정확히 밝히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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