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재 "GK 첫 센추리클럽 가입 욕심"

입력 2006-01-17 08:35:10

"요즘 들어 조금씩 A매치 출장 횟수를 의식하고 있습니다. 독일월드컵 기간에 가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욕심이겠죠"

축구대표팀 부동의 주전 수문장 이운재(33.수원)가 남다른 각오로 3기 아드보카트호의 6주 전지훈련을 맞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대표팀 A매치에 84차례나 출전한 이운재의 목표 하나는 바로 '센추리클럽' 가입이다.

A매치 100경기 출장 선수에게 주어지는 센추리클럽 가입의 영예는 실력과 꾸준함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그가 본격적으로 대표팀에서 뛰기 시작한 1998년부터 따지면 2004년 2월 오만에 5-0 압승을 거둘 때 빼고는 대표팀 소집에 한차례도 빠진 적이 없을 정도다.

앞으로 16차례 A매치에 더 출장하면 한국 축구사상 골키퍼로는 처음으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그의 선배들 가운데 센추리클럽 가입의 영예를 맛본 선수는 극히 적었고 특히 골키퍼 가운데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앞으로 독일월드컵 전까지 치를 A매치는 13차례 가량. 여기에 독일월드컵 본선 조별 리그 G조 3경기까지 합하면 16경기를 뛸 수 있다.

이 경기를 모두 이운재가 나설 수 있다면 정확히 1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 수문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김영광(23.전남)이나 조준호(33.부천)에게도 골문을 지킬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여 이운재의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

"후배들을 벤치에 앉혀놓고 센추리클럽에 가입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전지훈련 중에 몇 경기는 당연히 영광이나 준호가 뛰겠죠"

독일 땅을 밟기 전에 이운재가 후배들에게 몇 차례 수문장 자리를 맡겨도 센추리클럽에 가입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대표팀이 독일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 16강과 8강에 차례로 오른다면 이운재에게 A매치 출장 기회는 늘어나게 된다. 한국 축구의 염원인 월드컵 16강 연속 진출과 이운재의 골키퍼 첫 센추리클럽 가입이 맞물리는 셈이다.

숫자 100은 그에게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15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이어지는 6주간 전지훈련 강행군을 마치고 나면 귀국하자마자 지난해 11월17일 낳은 둘째 딸 은서의 백일을 맞게 된다.

큰딸 윤서는 어느새 4살이다. 두 딸의 아버지 이운재의 가슴 속에 월드컵 16강 연속 진출을 기다리는 또 다른 꿈이 자라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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