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lo, 월드컵] 감독열전(6)-미지의 세계로

입력 2006-01-16 10:07:19

아프리카 국가들은 월드컵 무대에 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왔다. 독일 월드컵에서 튀니지를 제외한 국가들이 모두 월드컵 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미지의 팀들이지만 이들 역시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재능과 운이 함께 따라주는 앙리 미셀(59) 감독은 1994년 카메룬, 98년 모로코, 2002년 튀니지에 이어 코트디 부아르 대표팀을 이끌고 아프리카 팀을 맡아 네 번 연속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된다. 프랑스 출신의 이 감독은 예선 진행 도중 팀을 떠맡게 돼 논란을 일으켰지만 결국 코트디 부아르에 감격스런 선물을 안겼다.

17세 이하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해 잘 알려진 가나는 월드컵 무대와는 인연이 없었다. 1990년대의 스타인 아베디 펠레와 안소니 예보아가 있을 때에도 월드컵 본선에 가지 못했던 가나는 미셀 에시앙 등 세계 정상급 선수가 있긴 하지만 과거보다 낫다고 할 수 없는 전력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의 라토미르 듀코비치(60) 감독이 이러한 일을 해냈다. 미얀마, 잠비아, 르완다 등 축구의 변방 국가들을 떠돌던 듀코비치 감독은 주장이었던 사뮤엘 쿠포르를 대표팀에서 내치면서까지 이름없고 젊은 선수들을 엄격히 훈련시켜 성공을 이뤄냈다.

토고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를 줄은 누구도 예상 못했고 스티븐 케시(사진) 감독 조차도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 94년 미국 월드컵대회때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케시 감독은 팀에 정신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매번 월드컵 조 예선 3~4위에 그쳐 자신감을 잃었던 토고 선수들은 케시 감독으로부터 "독일을 목표로 한다면 이번이 평생 단 한 번의 기회"라는 말을 듣고 정신을 차렸고 환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루이스 올리베이라 곤칼베스 앙골라 감독은 앙골라 국민들 사이에 '교수'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2001년 20세 이하 아프리카 청소년대회에서 앙골라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성인 대표를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시킨 그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은 애칭이다. 곤칼베스 감독이 앙골라의 조직력을 다지면서 강호 나이지리아와 알제리, 르완다 등이 하나 둘씩 나가떨어졌다.

'네덜란드 커넥션'의 맏형 격인 레오 벤하커(64) 감독은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시켜 국민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벤하커 감독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대회에서 프랑크 레이카르트, 로날드 쿠만, 마르코 반 바스텐, 루드 굴리트 등 황금 멤버의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고도 16강전에서 독일에게 무너진 후 추락했다. 그의 후임 감독들인 딕 아드보카트와 거스 히딩크가 성공적인 여정끝에 월드컵 무대에 나서고 그의 선수였던 마르코 반 바스텐도 네덜란드 감독으로 나서는 이번 월드컵은 그에게 많은 감회를 불러 일으킬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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