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코트서 '희망의 셔틀 콕' 날린다

입력 2006-01-16 10:13:26

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대학 배드민턴팀이 최초로 출범한다.

경북 영주시의 동양대는 2007년 3월 팀 창단을 앞두고 다음 달 서울농학교를 졸업하는 신경덕(18)과 강명중(18)이 스포츠과학과 신입생으로 최종 합격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해 여자 엘리트 팀을 창단했던 동양대는 내년 3월 청각 장애인들로만 구성된 남자팀을 정식 창단할 예정이며 강명중과 신경덕은 올해 개인전에만 출전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장애인 배드민턴팀을 만들게 된 동양대 스포츠과학과의 김태운 교수는 "장애인들에게도 스포츠를 통해 기회와 희망을 주기 위해 학교측에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창립 12주년을 맞아 장애인 배드민턴 보급 및 체육기반조성을 장애인 선수를 받아들인 동양대는 2009년 열릴 예정인 청각장애인올림픽을 목표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이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농학교 6학년때 처음 라켓을 잡은 신경덕과 강명중은 현재 국내 청각장애인선수 중 최고 수준의 기량을 지니고 있다.

신경덕은 지난 해 전국농아인체육대회 남자단식에서 우승했고 강명중은 남자복식에서 2위를 차지했다. 서울농학교에서 이들을 지도했던 이보상 교사는 "선수들이 잘 들리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술적인 이해도가 떨어지는 면이 있었다. 그러나 운동에 대한 열정만큼은 일반 선수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 교사는 "신경덕과 강명중이 동양대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은 뒤 뛸듯이 기뻐했지만 두려움도 교차하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신경덕과 강명중은 그동안 농학교에서 수화를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주고 받았지만 대학에서는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초.중.고를 모두 농학교에서 다닌 이들은 단 한번도 부모님과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제는 객지에서 혼자 생활해야 하는 것도 어려움이다.

그럼에도 신경덕과 강명중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대학에서 운동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신경덕과 강명중이 신체적인 결함을 딛고 자신들의 목표인 장애인올림픽 등을 통해 또다른 '인간 승리'를 연출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사진 : 청각 장애인으로 동양대 배드민턴팀의 창단 멤버가 된 강명중(오른쪽)과 신경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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