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띠 해… 견공들의 희망행진
집에서 잠시 나왔다가 길을 잃고 헤매던 2살짜리 '청솔(골든레트리버)'이는 대구 청구시장 부근 윤 씨라는 30대 남자에게 끌려간 뒤 이유 없는 학대를 당했다.
윤씨는 담뱃불로 청솔의 다리를 지지고 몽둥이로 뒷다리를 두들겼다. 지난해 5월 동네 주민들의 신고로 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에 구조되기 전까지 청솔이는 걸을 수도 없었다.
지난 2003년 592마리 수준이었던 대구의 유기견은 2004년 들어 1천922마리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2005년 상반기까지 유기견 수는 1천814마리로 전년과 비교, 다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버려지고 학대받는 개들이 줄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초로 대구에서 민관학(民官學)이 공동으로 참여, 버려진 개들을 어르신들의 반려견으로 보내주는 등 새로운 '개 보호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병술(丙戌)년 개띠해, 개 팔자가 바뀌려는 것이다.'대구 반려동물 문화만들기 운동본부'가 오는 3월 발족한다.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유기견 해결책을 모색하는 전국 최초의 운동이다.
대구시가 산업자원부 지원을 받아 추진하는'BT·IT·CT 융합 애견사업단'이 관련 비용을 지원하고 한국삽살개 보존회와 대구과학대 애완동물학과, 대구미래대 구조애완동물학과, 대구 5개 동물병원(동인, 황금, 조은, 나라, 신세계), 대구동물학대방지연합, 경북대 애견아카데미 등 학계 및 민간 단체 10여 곳이 이 운동에 참가한다.
버려진 개들에 대한 재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어르신 반려견으로 만들고, 마이크로칩을 달아 고유번호를 매김으로써 애완견 분실과 유기를 원천 차단한다는 것. 오는 4월엔 대구 중구 반월당 거리를 임시 애견 거리로 지정, 전국 최초의 애견축제를 열어 전국은 물론, 국제적 관심을 끌어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 운동에 참여하는 경북대학교 애견아카데미 문이식 외래교수는 "대구는 전국 유일하게 애견 장묘 조례를 제정한 도시로 애견 문화만큼은 국내 어떤 도시보다 한 발 앞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관련 기술을 확보한 대구 벤처기업과 손잡고 대구시와 관련 조례 제정 등을 추가협의, 국내 처음으로 애완견 마이크로칩 달기 사업을 제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교수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일본, 중국, 유럽 등은 이미 마이크로칩을 활용한 애견등록제나 오프라인 등록증을 발급, 유기견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버려진 개들을 치료견으로 재교육해 어르신 반려견으로 보내고 마이크로칩을 달아 애완견 분실 및 유기를 막는 등 유기견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국 최초의 민·관·학 운동이 오는 3월부터 대구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유기견을 치료견으로 재교육하는데 적용할 한국삽살개보존회의 삽살개 훈련 모습.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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