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단체장 '옥석 가리기' 성공할까
권오을(안동·3선) 한나라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5·31 지방선거 당 공천과 관련해 예전 도당 위원장들과는 다른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세대 교체, 공천 혁신'을 평소 주장해 온 권 위원장은 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과 손발을 맞춰 기존 단체장 등을 대상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당 소속 국회의원이 없는 지역구에 대해선 공천 등을 직접 관리할 뜻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현직 단체장이 반발하는 등 일부 불협화음도 없지잖아 권 위원장의 '적극적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나을지 관심거리다.
◇공천 배제 통보?=1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권 위원장은 최근 당 공천을 바라는 경북의 어느 기초단체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권 위원장은 당 공천에 대해 부정적임을 분명히 했다는 것. 이 단체장은 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직·간접적으로 공천희망 의사를 밝혔지만 해당 국회의원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고, 권 위원장에게도 이같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도당 관계자는 "연령, 당 공헌도 등을 감안해 당 공천 배제 원칙을 적용한 첫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권 위원장은 "현직 단체장들 지지율이 높은 것은 주민들의 실질적인 신망보다는 (그분들의) '개인 프리미엄' 덕분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총선에서 현직 단체장들이 지금의 국회의원을 돕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공천 기준을 엄격히 지키는 한편 지역구 국회의원이 현직 단체장을 공천하지 않은 시·군에 대해서는 해당 국회의원들과 협의해 교체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사고 지역' 직접 관리?=문경·예천은 경북에서 유일하게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없는 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 신영국 전 의원이 낙선한 이후 지역 운영위원회 위원장(과거의 지구당 위원장과 비슷) 자리가 지금까지 공석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 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지역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대개 현직 국회의원이 맡고 있으며 지방선거에서 당 공천에 간여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신 전 의원이 직·간접적으로 위원장에 뜻을 뒀지만 지역 일부 당원들의 반대여론에 부딪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당 운영위원들은 지난 연말 문경·예천 운영위원회 위원장 선출에 대해 도당 위원장에게 선출 방법 등을 위임한 상태다. 권 위원장은 "도당에서 직접 관리하는 방안과 신 전 의원을 포함, 위원장을 선출하는 방안을 놓고 중앙당과 조율 중"이라며 "선거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권 위원장이 직접 이 지역을 맡아 단체장 공천 등을 진행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들은 "신 전 의원을 제외하고는 지역에 마땅한 인물이 없는 탓도 있지만 권 위원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경·예천을 직접 관리할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전했다.
◇마찰도 있다?=당 공천에 대한 현직 단체장들 반발은 수면 아래 숨어 있다. 하지만 활화산처럼 터질 가능성도 적잖다. 권 위원장의 지역구인 안동에선 이미 터져버렸다. 초선인 김휘동 안동시장이 권 위원장의 시장 후보 경선 원칙에 반발, 지난달 불출마를 선언한 것. 이후 안동에서는 "김 시장이 예전 시장들 못지 않게 행정을 잘 수행해 왔고, 재선을 통해 더욱 안동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권 위원장에게 다소 불리한 여론이 나돈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김 시장이 한 번만 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안동을 위해 새 인물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권 위원장은 16일 안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 원칙은 지키되, 안동의 모든 인사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방향으로 경선을 확대키로 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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