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축산농가 벌써 '홍수 출하'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가격 하락을 우려한 한우 축산농가들이 홍수출하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설 특수와 맞물려 있긴 하지만 3월 말쯤으로 예상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전문 연구기관들이 국내산 한우 가격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팀장인 정민국 박사는 "올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2003년 수준이면 39.7%, 2003년의 70% 정도가 수입되더라도 22% 정도의 한우 가격 하락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전체 쇠고기 수입량 29만3천653t의 68%인 19만9천428t이 미국산으로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의 점유율이 높은 데다 가격이 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주 축협을 통해 계통 출하되는 한우의 경우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간 모두 350두였던 것이 올 들어서는 15일까지 벌써 225두가 출하되는 등 홍수출하 조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상주축협 축산물유통 담당 김대하 계장은 "1월에는 설 명절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예년에 비해 출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가격하락을 우려한 농가들이 2~4개월을 앞당겨서라도 설 특수를 노리고 출하하고 있어 예년 평균보다 30% 이상 출하량이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해 말 한우 가격이 이미 100만 원 정도 하락했고 송아지도 30만 원이나 떨어지고 있지만 조기 출하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서울지역 도축장에는 이틀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이 같은 쇠고기 수입 여파는 영세농가나 고령 축산농가들 사이에 더욱 큰 압박으로 다가와 축산기반 붕괴 등 심각한 불안감으로 나타나고 있어 대책마련도 시급하다.
소 30여 두를 생산하고 있는 김종화(63·상주시 사벌면) 씨는 "영세농들에게는 시장가격 하락이 곧바로 축산기반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쇠고기가 수입되면 최고 40%까지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럴 경우 사실상 폐농해야 할 처지에 놓일게 뻔하다"고 말했다.
'상주감먹는한우' 작목반 권오연(50·상주시 낙동면) 씨는 "이젠 고품질의 안전한 제품을 생산해야 값싼 수입 쇠고기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와 관계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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