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경제 살려 도약의 해 만들자"
○…5·31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2006 재경 대구·경북인 신년교례회에는 각종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선거 출마희망자들과 정계인사들의 상견례 자리가 된 것.
한나라당 대권 주자인 박근혜 대표를 비롯해 이명박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회의장에 입장해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박 대표와 이 시장은 행사가 끝나자마자 같이 사진을 찍자고 몰려드는 '팬'들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신40대 기수'로 부상하고 있는 김부겸 의원이 활발히 인사를 나눴다.
또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과 서상기·이한구 의원, 이재용 환경부 장관과 김태일 열린우리당 중앙당 집행위원이 참석해 여야 정당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거명되는 유력 인사 모두가 참석했다.
경북도지사 선거 예비 후보들인 김광원 의원, 김관용 구미시장, 정장식 포항시장, 남성대 경북도의회 사무처장 등도 참석해 '인사하기 경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대권후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축사는 교례회 최대 하이라이트였지만 정치적 발언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표는 서문시장 조기 복구를 기원하며 정치적 수사를 펴지 않았다. 이 시장은 "여기에 정권 실세도 와 있어 할 말은 있지만 대구와 경북의 화합을 위해 오늘은 생략하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매년 이 행사를 후원해 참석했던 조해녕 대구시장과 이의근 경북도지사에게는 재임 중 마지막 행사라는 아쉬움이 묻어났다.조 시장은 축사에서 "고향시장으로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올해로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기반 조성을 약속한 조 시장은 축사 도중 유종하 대회유치위원장을 단상으로 불러 인사를 시키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 지사도 방폐장 유치 등 자신의 재임 중 업적을 거론하면서 "대구·경북인의 기를 살려 어려운 나라와 지역경제를 살리는 한 해가 되도록 하자"고 다짐했다.이에 앞서 조 시장은 행사시작 4시간 전에 상경해 청계천 일대를 둘러봤다. 대구에도 범어천 등 복개천이 적잖아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이라고 조 시장 측은 밝혔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참석해 이목이 쏠렸다. 이 전 의장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논란이 있기 전 "개각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노무현 대통령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충고한 바 있다.
정계 원로인 이 전 의장에게 인사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안택수·송영선·장윤석 의원을 비롯해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이 전 의장 앞으로 몰려와 안부를 물었다.
특히 안택수 의원이 "그동안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하자 이 전 의장은 "대구를 이끌어 나갈 바른 시장을 뽑는 데 일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부권 신당인 가칭 국민중심당의 신국환 공동대표는 행사가 진행되는 1시간30여 분 동안 행사장 곳곳을 돌며 출향인사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신당 홍보전에 온몸을 던졌다. 가장 늦게까지 행사장을 지킨 신 대표는 "인천시당 창당행사를 마치고 신년교례회에 참석하기 위해 부랴부랴 올라왔다"고 말했다.
○…교례회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면서 서울에서 출향인사들이 모두 만나는 자리로 확고하게 터잡았다. 출향인사들은 자연스럽게 덕담과 인사를 나누는 등 정겨운 모습을 연출했다.학교, 고향 등 각종 연고에 얽혀 있지만 바쁜 사회생활로 그동안 모르고 지내거나 오랜만에 만난 이들에 대한 반가움으로 행사장은 시끌벅적했다.
이번 교례회에 처녀 출석한 최인애 메트라이프생명보험(주) 부회장은 '마당발'인 박영숙 주한 호주대사관 문화공보실장을 만나 자신이 대구여고 6년 후배인 것을 알고 금세 친해졌다. "대구여고 23회"라는 최 부회장의 말에 "17회인 내가 선배네…"라며 박 실장은 반가워했다. 최 부회장이 "앞으로 잘 모시겠다"고 말하자 박 실장은 재경 대구여고 동창회 가입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석준 의원과 권기홍 단국대학교 총장도 오랜 친구처럼 담소를 나눴다. 지역의 대학에서 사무처장을 같은 기간에 역임한 전력이 있어 누구보다도 가까웠지만 세월에 쫓겨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이날 행사에서 조우한 것. "잘 지냈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나야 똑같지 뭐…"라고 싱거운 듯 대답한 권 총장이었지만 두 사람은 한동안 맞잡은 손을 놓지 못했다.
구미 출신 인사들은 교례회에서의 짧은 만남이 아쉬운 듯 아예 행사장 인근 음식점에서 별도의 회동을 갖기도 했다. 모임에는 한나라당 김태환·김성조 등 구미지역 국회의원과 김관용 시장 등 20여 명이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대성그룹의 김영주 부회장과 김정주 사장 자매의 화려한 의상이 눈길을 끌었다. 각각 흰색과 붉은색 이브닝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두 사람은 매년 개성 넘치는 의상으로 교례회장을 빚내왔다. 두 사람의 특유한 의상은 그들의 또 다른 직업 덕분. 언니인 김 부회장은 서울대 미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화가의 길을 걸어 왔고, 동생인 김 사장은 미국 하버드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딴 후 연세대 교수로 활동해 왔다.특히 두 자매의 옷은 화려하지만 비싸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사치스럽다는 의혹도 있겠지만 그렇게 꾸며서 그렇지 사실은 싸구려 옷"이라고 말했다.
○…행사의 흥을 돋우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가 교례회 초반부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홍순철 대구경북도민회 홍보위원장은 행사 직전 능숙한 솜씨로 색소폰을 연주해 장내에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고, 소프라노 이화영 계명대 교수는 '꽃구름 속에' '희망의 나라로'를 불러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방송국 아나운서 출신인 조숙희 경남정보대 교수의 자연스러운 사회 솜씨도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데 일조했다.
최재왕·서봉대·이상곤·박상전·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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