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이런 삶-이시원 (주)부천 대표

입력 2006-01-13 10:37:00

섬유인생 40년… '세계 톱5 회사' 오너됐다

(주)부천 이시원(李時源·60·사진) 대표는 한평생 '섬유인'으로 살아왔다. 대학을 졸업하던 20대 초반 섬유회사에 취직한 뒤 갓 서른 나이에 섬유회사를 창업, 지금까지 경영해 왔다.

자수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는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 세계 5위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때문에 성공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TV 출연은 물론 정부로부터 각종 상을 받았다. 제19회 섬유의 날인 지난해 11월에는 섬유업계에서는 역대 최고상인 은탑산업훈장까지 수상했다.

성주 벽진면 출신인 이 대표는 대구에서 초·중·고와 대학(영남대 상학과)을 졸업한 뒤 1967년 서울에 있는 국내 굴지의 섬유회사인 남선물산에 입사, 9년간 근무하면서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그러나 최고의 섬유회사를 만들어보겠다는 신념으로 75년 퇴사한 뒤, 퇴직금과 지인으로부터 빌린 돈 2천만 원으로 서울 영등포에 자수 전문업체인 부천섬유공업사를 창업했다. 섬유업도 고부가가치를 지향하지 않으면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 등에 잠식당할 수 있다고 판단, 기술집약적인 자수업종으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는 것.

82년에는 주식회사로 전환, (주)부천으로 상호를 바꿨으며 92년과 97년 각각 인천 남동공단과 충남 아산에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직원 수는 120여 명이며, 이중 15%가 연구 인력으로 이들을 통해 매년 2천여 종의 디자인을 개발해 왔다. 지난 한 해 동안 214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수출액만 1천67만 달러나 된다.

산학협력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하대 등 수도권 4개 대학과 산학협력 협정을 체결, 기술개발 및 전문인력을 양성해 왔다. 섬유관련 겸임교수까지 맡아 직접 강단에 서기도 했다. 지난해부터는 섬유산업을 대표해 대·중소기업 협력재단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양기업은 있어도 사양산업은 없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통계 자료까지 제시하면서 "지난 20년간 섬유업계 전체의 수출액은 별 변화가 없었으며 오히려 증가하기도 했다"는 등 섬유산업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창업 초기 대구 상인동에 공장을 두기도 했던 이 대표는 지역 섬유업계가 유통분야에서 활로를 찾을 것을 권했다. 밀라노가 섬유도시로 성장하게 된 것도 상권이 발달돼 있었기 때문이며 대구도 섬유관련 상권을 육성하는 게 시급하다는 것. 패션이나 디자인 분야는 현실적으로 지역에서 성장하기가 쉽지 않으며 직물이나 염색 쪽은 최신 시설을 도입,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대구 출신으로 효성여대 약학과를 나온 부인과의 사이에 3형제를 두고 있는 그는 국내 최초의 자수 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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